국내외 기관, 일제히 성장률 하향
입력
수정
지면A13
ADB·국회예산처 2.5%로 수정국내외 주요 기관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수출과 민간소비 부진이 심화되다 보니 전망치가 새로 발표될 때마다 떨어지는 양상이다.
정부·韓銀 예상치보다 더 낮춰
"무역분쟁으로 내수·수출 타격"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일 발표한 ‘2019년 아시아 역내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5%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2019년 전망치(2.6%)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ADB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와 무역 긴장 확대로 성장률 전망치가 다소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내렸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이날 ‘2019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10월 내놓은 2019년 성장률 예상치(2.7%)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예산정책처의 전망치는 정부(2.6~2.7%), 한국은행(2.6%), 국제통화기금(IMF·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보다 낮다. 민간 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과 같은 수준이다. OECD는 지난달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0.2%포인트 내렸고, 무디스는 2.3%에서 2.1%로 낮췄다.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세계 경기 성장세가 둔화세를 보이는 등 대외 경제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했다”며 “무역분쟁 때문에 우리나라 내수와 수출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예산정책처가 정부와 한은보다 낮은 수치를 내놓은 것은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상품 수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전망 때는 올해 수출이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 마이너스로 수정했다. 한은이 올해 수출이 3.1%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도 2.7%에서 2.6%로 낮췄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2.3%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