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자본시장 동맹 서두르자"

獨·佛 중앙銀 총재 호소

성장 둔화·브렉시트 겹치자
"위기 대비해 금융 통합을"
독일과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유럽연합(EU)의 자본시장 동맹(CMU)을 서둘러 출범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나섰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와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3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과 레제코에 동시에 기고한 글을 통해 EU 정상들에게 “자본시장 동맹을 위한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자본시장 동맹은 2014년 말 당선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내놓은 핵심 공약 중 하나다. EU 28개 회원국의 자본시장을 하나로 묶어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각국 정부가 제각각 갖고 있는 통제 권한을 유럽증권시장위원회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복잡한 증권 발행 규정, 기업공개(IPO) 규정 등이 개선되고 보험사 자본요건도 완화될 수 있다. EU는 이 동맹이 국경 간의 투자 장벽을 낮추고 유럽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트만 총재와 빌루아 드 갈로 총재는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다가오고 있다”며 시장 안정과 경제 발전을 위해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 간 자유로운 자본 흐름과 투자를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어 금융 통합을 강화하면 EU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EU 회원국 국민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본시장 동맹으로 유로존에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는 전통적인 은행 중심의 기업 금융체제에서 벗어나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 등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을 활성화하는 데도 자본시장 동맹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업 자금의 대부분을 채권시장에서 조달하는 미국 기업들과 달리 유럽 기업들은 상당 부분을 은행에만 의존하는 편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