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선 참패 바른미래당 내홍…비대위 전환까지 거론

하태경 "지도부 거취 밝히겠다"…일부 전·현 지역위원장 '손학규 사퇴' 요구
이언주 "정권심판 기회 놓친 것 반성"…'지도부 퇴진' 언급 안해
김관영 "선거결과 고려해 당의 진로 논의"

4·3 보궐선거 참패의 후폭풍이 바른미래당을 강타하고 있다.바른미래당은 3일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선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득표율을 노렸지만, 민중당(3.79%)에도 밀린 3.57%로 4위에 그쳤다.
이에 따라 당은 선거를 총지휘한 손학규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지도체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어수선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수석 최고위원인 하태경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최악의 쓰라린 패배로, 국민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당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썼다.아울러 "손 대표와 상의해 당 지도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현직 지역위원장들로 구성된 '행동하는 바른미래당 위원장 모임'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선거 참패 원인으로 선거제 개혁안의 무리한 추진을 꼽고 손 대표의 사퇴와 비대위 전환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는 바른미래당의 현주소와 당 대표의 무능과 민낯을 보여줬다"며 "선거 참패 책임은 손학규 대표에게 있다"고 밝혔다.4·3 보선에 앞서 "득표율 10%를 못 얻으면 손 대표는 즉각 물러나라"고 했던 이언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내부 입지를 우선해 서로 양보하지 못하고 정권심판의 기회를 놓친 것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안타까운 마음에서 누누이 말씀드리지 않았느냐"며 추가 언급을 삼갔다.

또한 선거에 '올인'한 손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 "벽창호다"라고 말해 당내 징계에 직면한 이 의원은 "표현과 비판 수위를 두고 징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3 보선 참패에 따른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일단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른 후속 대책 논의 등을 위해 이날 오후 9시 개최하려던 긴급 의원총회도 열지 않기로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하태경 의원 등) 지도부에 속한 분들이 본인의 양심과 기대수준에 따라 여러 말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 지도부가 전체적으로 깊이 평가하고 있고, 충분히 논의해 당 진로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선거 결과에 대해) '당신이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방식'은 맞지 않는다"면서 "제3정당이 운신하기가 어려워졌고, 앞으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것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