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보수엔 험지 다시 입증

권영길·노회찬 진보 명맥 이어…국가산단 노동자가 든든한 지원군
4·3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곳이 '진보정치 1번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로 뛴 여 당선인은 3일 자정 무렵 끝난 개표 결과,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504표 차라는 피 말리는 승부 끝에 꺾었다.

여영국 선거대책본부는 "권영길·노회찬으로 이어지는 진보 명맥을 이어달라는 절절한 호소가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성산은 진보 정치세력이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한 곳이다.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창원을(현 창원성산)에 출마해 진보 진영 첫 지역구 국회의원 영예를 안았다.

그는 17대 총선에선 당시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를, 18대 총선에선 강기윤 후보를 연거푸 꺾었다.

19대 총선 때는 새누리당이 창원성산을 가져갔다.진보 진영이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으로 갈라져 각각 후보를 내면서 강기윤 후보가 금배지를 달았다.

이때도 진보에 속한 두 후보가 각각 얻은 표를 합치면 강 후보보다 많았다.

2016년 20대 총선 때는 고(故) 노회찬 의원이 창원성산에서 진보 진영 최초로 3선 고지에 오르면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노 전 의원은 원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 대신 20대 총선을 불과 두 달여를 남겨두고 창원성산에 내려왔다.

그는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거쳐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무난히 당선됐다.

창원성산에 '진보 1번지'가 된 배경에는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2천여개 입주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 12만4천여명 중 상당수가 창원성산에 거주한다.

기계·조선·자동차·전자 관련 대기업·중견기업이 창원국가산단 핵심을 이룬다.

상당수 입주기업에는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있다.

일자리를 찾아 꾸준히 인구가 유입된 영향으로 외지인 비중이 크고 유권자 평균 나이도 경남에서 가장 젊은 편에 속한다.

반대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매번 진보진영과 격전을 치러야 하는 창원성산은 험지로 꼽힌다.이번 보선에서도 자유한국당에서는 강기윤 후보 1명만 창원성산에 공천 신청을 했을 정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