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5000배로 키웠다…美서 두번째로 큰 非상장사의 경영법

공병호의 파워독서

정부에 대한 충고
미국에서 두 번째 큰 비상장사를 이끌고 있는 기업가의 독특한 경영 교본이다. 저자인 찰스 G 코크는 미국 캔자스에 본사를 둔 작은 회사를 물려받은 뒤 이를 큰 회사로 성장시킨 생생한 체험을 《굿 프로핏》(알키)에 담았다. 1961년 기업가치가 2100만달러이던 회사는 2014년 1000억달러가 넘는 회사로 거듭났다. 그의 회사인 코크인더스트리즈는 직원 10만 명을 둔 대기업 반열에 올라선 뒤에도 성장을 지속했다.

고도 성장의 비결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도록 유도하는 경영 방식에 있었다. 책은 인간 본성에 적합한 시장경제원리를 조직을 대상으로 실천해 어떤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이 기존의 여러 경영서와 확연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기업 경영에서 올바른 철학이나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국가경영에 대해서도 풍성한 지식을 전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경영은 가치 창조와 일치한다. 그가 강조하는 시장중심 경영이 추구하는 비전은 자원이 가치창조에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다른 그 어떤 것보다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원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원칙은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국가 경영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오늘날 정부가 수시로 개입하는 것은 가치창조가 아니라 가치파괴다. 저자는 기업들이 로비를 통해 보조금을 타내는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가치파괴라고 지적한다. 앞서 저자는 《시장중심의 경영》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시장중심 경영의 5개 요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5가지 요소는 비전, 도덕성과 재능, 지식 프로세스, 결정권 그리고 인센티브다.비전은 기업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를 다룬다. 기업은 굿 프로핏을 추구해야 하고, 이것의 본질은 가치창조에 있다. 가치창조에 이바지할 수 있는 활동만이 기업경영의 비전과 좌표 역할을 할 수 있다. 도덕성과 재능은 올바른 가치가 없다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타협해야 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상황에서 저자는 올바른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조직 내에서 직급이나 연령 등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오로지 좋은 해결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관료주의는 결코 시장중심 경영과 함께할 수 없다. 결정권에 관한 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정통하다는 가정에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여기서 저자는 현장지식과 개념지식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회주의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이 결정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인센티브의 경우 저자가 이끌고 있는 코크사에서는 가치창조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깊은 독서와 사색 그리고 현장 경험을 통해 시장원리가 모두를 살리는 핵심임을 설파하는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