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사무총장 "아동 목숨이 정치보다 우선" 대북 식량지원 촉구

비슬리 총장, 가디언 인터뷰…전문가팀, 북한 시골 조사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이 어린이들 목숨이 정치보다 우선한다며 미국과 서방 공여국들에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자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북한의 호소에 응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을 돕는 것이라는 우려의 말을 듣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심각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신속한 지원을 요구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정치 때문에 무고한 어린이들이 고통을 겪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비슬리 총장은 공여국들에 북한 식량 위기 상황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고자 전문가팀이 북한의 지방을 상세히 조사하고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폈다.그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으로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했다.

우선 그는 북한이 홍수와 폭염 때문에 지난해 밀과 쌀, 감자, 콩 등의 식량 생산에서 140만t의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인구의 약 40%인 1천100만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영양 결핍 상태에 있으며, 어린이 5명 중 1명은 만성적인 영양실조 탓에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심각한 문제로, 식량 사정이 계속 어려운 오는 6월까지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어린이들이 심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대응에 나서면서 (밀) 5만t을 보내고 있고, 중국 역시 무언가를 하고 있다"며 서방 공여국들의 경우 여전히 북미 간의 교착상태가 타개돼 모든 사람이 함께하기만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슬리 총장은 북한 당국이 실태 조사를 하겠다는 WFP의 요청에 부응하고 있다는 내용도 전했다.그는 "북한 지도부와 매우 솔직하게 대화했다"며 그들에게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 공여국들에 전달하기 위해 철저히 독립적인 평가를 해야만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들은 아주 솔직하게 우리가 요청하는 모든 것을 주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호소했고, (WFP의 본부가 있는 이탈리아 로마에) 오기도 했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현지에 가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유엔은 지난 2월 북한이 식량난을 호소하며 유엔 산하 국제기구들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