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맞은 듯한 속초·고성, 산불에 유령도시화…주민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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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밤사이 초속 20~30m의 강풍을 타고 번져 서울 여의도에 맞먹는 지역을 휩쓸었다. 불과 15시간여 만에 주민 수천명을 이재민으로 만들었다.
5일 오전 8시 현재까지 산림 피해면적은 고성산불 250㏊, 강릉산불 110㏊, 인제산불 25㏊ 등 38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면적(7140㎡)의 539배에 달하고, 여의도 면적(290㏊)을 크게 웃돈다.전날 오후 8시 20분께 고성군 토성면의 한 도로에서 A(58)씨가 연기에 갇혀 숨지는 등 현재까지 집계된 인명피해는 1명 사망, 11명 부상으로 파악됐다.
대피 인원은 4230명으로 파악됐다. 육군 8군단 예하 부대 장병 2500여 명도 강풍을 타고 부대로 번지는 산불을 피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고성·속초 산불로 주택과 창고 등 200여채가, 강릉산불로 주택 등 110여채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이날 오전 2시 40분까지만 해도 속초시 외곽에선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크고 작은 가로수 등 나무들이 바람에 날아온 불똥을 맞고 타고 있었다. 가옥뿐 아니라 축사까지 불길에 휩싸였고, 주유소 100여m 앞까지 불길이 다가왔다.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 곳곳에서 화재 진화에 여념이 없었다. 텅 빈 거리는 전날 강풍에 넘어진 가로수들과 뿌연 화재 연기로 뒤덮였다.속초 주요 관광지로 주목받은 대하 드라마 '대조영' 세트장은 이번 산불로 폭격이라도 맞은 듯 초토화됐다. 목조 건축물은 모두 힘없이 무너져 내렸고, 돌로 쌓아놓은 성벽은 형태는 남았으나 기와나 나무는 종잇조각이 됐다.세트장 곳곳에는 불에 타고 남은 나무 기둥과 하얗게 탄 기왓장이 나뒹굴고, 불씨도 일부 남아있어 전투가 끝난 직후의 폐허나 마찬가지였다. 한 주민은 "세트장 내 가건물 약 100채는 탔어. 이게 전쟁터가 아니면 뭐겠냐"고 했다.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도 간밤 휩쓸고 간 화마에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봉포리 한 3층짜리 펜션은 맨 위층만 남겨놓고 깡그리 불에 타 건물 뼈대마저 우그러진 모습이었다. 바로 앞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도 불똥이 튄 듯 네 바퀴가 모두 탔고 앞·뒷좌석의 유리창도 모두 박살 났다.
토성면행정복지센터에 차려진 현장지휘본부를 제외하고 고성군도 텅 비었다. 이곳 주민 대부분은 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아야진초등학교로 대피했다.불길을 겨우 피했다는 한 주민은 "올해 논에 심을 볍씨를 보관하고 있던 비닐하우스가 불에 타 없어졌다"며 허탈해했다. 생활 터전을 빼앗겨 버린 주민들은 착잡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5일 오전 8시 현재까지 산림 피해면적은 고성산불 250㏊, 강릉산불 110㏊, 인제산불 25㏊ 등 38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면적(7140㎡)의 539배에 달하고, 여의도 면적(290㏊)을 크게 웃돈다.전날 오후 8시 20분께 고성군 토성면의 한 도로에서 A(58)씨가 연기에 갇혀 숨지는 등 현재까지 집계된 인명피해는 1명 사망, 11명 부상으로 파악됐다.
대피 인원은 4230명으로 파악됐다. 육군 8군단 예하 부대 장병 2500여 명도 강풍을 타고 부대로 번지는 산불을 피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고성·속초 산불로 주택과 창고 등 200여채가, 강릉산불로 주택 등 110여채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이날 오전 2시 40분까지만 해도 속초시 외곽에선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크고 작은 가로수 등 나무들이 바람에 날아온 불똥을 맞고 타고 있었다. 가옥뿐 아니라 축사까지 불길에 휩싸였고, 주유소 100여m 앞까지 불길이 다가왔다.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 곳곳에서 화재 진화에 여념이 없었다. 텅 빈 거리는 전날 강풍에 넘어진 가로수들과 뿌연 화재 연기로 뒤덮였다.속초 주요 관광지로 주목받은 대하 드라마 '대조영' 세트장은 이번 산불로 폭격이라도 맞은 듯 초토화됐다. 목조 건축물은 모두 힘없이 무너져 내렸고, 돌로 쌓아놓은 성벽은 형태는 남았으나 기와나 나무는 종잇조각이 됐다.세트장 곳곳에는 불에 타고 남은 나무 기둥과 하얗게 탄 기왓장이 나뒹굴고, 불씨도 일부 남아있어 전투가 끝난 직후의 폐허나 마찬가지였다. 한 주민은 "세트장 내 가건물 약 100채는 탔어. 이게 전쟁터가 아니면 뭐겠냐"고 했다.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도 간밤 휩쓸고 간 화마에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봉포리 한 3층짜리 펜션은 맨 위층만 남겨놓고 깡그리 불에 타 건물 뼈대마저 우그러진 모습이었다. 바로 앞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도 불똥이 튄 듯 네 바퀴가 모두 탔고 앞·뒷좌석의 유리창도 모두 박살 났다.
토성면행정복지센터에 차려진 현장지휘본부를 제외하고 고성군도 텅 비었다. 이곳 주민 대부분은 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아야진초등학교로 대피했다.불길을 겨우 피했다는 한 주민은 "올해 논에 심을 볍씨를 보관하고 있던 비닐하우스가 불에 타 없어졌다"며 허탈해했다. 생활 터전을 빼앗겨 버린 주민들은 착잡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