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데뷔 7년 만에 꽃피운 꿈…첫 솔로로 저력 입증한 '믿듣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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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음반 '사월, 그리고 꽃'“갓 데뷔한 신인가수가 된 것 같아요. 하하.”
발매 후 주요 음원사이트 석권
아이튠즈·中 차트서도 1위
8년차 가수인 그룹 엑소(EXO) 멤버 첸(사진)이 수줍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일 발매한 첫 번째 솔로 미니음반 ‘사월, 그리고 꽃’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다. 2012년 데뷔한 첸은 그동안 드라마 OST에는 여러 번 참여했으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음반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첸은 “솔로 음반을 내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며 “부족한 점을 스스로 잘 알기에 더 완벽한 상태에서 음반을 발표하려고 욕심을 냈다”고 설명했다. 무대 위에서 역동적인 안무로 시선을 사로잡던 첸은 솔로 가수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첸의 강점인 깨끗하고 섬세한 목소리를 살린 이번 앨범에는 발라드 장르만 6곡을 담았다. 타이틀곡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는 따뜻하면서도 애절한 분위기로,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첸의 부드러운 음색이 잘 어우러진다.
첸은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고 했다. 노래에 자신을 맞춰야 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나타낼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 그래서일까. 첸은 “다른 곡들은 4~6시간 녹음했는데, 타이틀곡 녹음은 2~3시간 만에 끝냈다”며 웃었다.“이번 음반을 만들면서 나 자신에게 혹독하게 했어요. 오직 내 목소리로만 6곡을 채우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봤죠.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는 마음으로 음악 작업을 했습니다. 수록곡 ‘꽃’의 노랫말은 직접 썼는데, 하고 싶은 말과 상상력을 총동원했어요. 아직도 계속 공부하는 단계예요.”
고민하고 애쓴 결과는 성공적이다.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는 발매 직후 멜론·지니뮤직·벅스·올레뮤직·바이브(네이버뮤직)·모모플 등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통했다. 아이튠즈 종합 음반차트에서 스웨덴 핀란드 캄보디아 칠레 브라질 이스라엘 인도 등 전 세계 32개 지역에서 정상을 찍었다. 중국 최대 음악 사이트 QQ뮤직을 비롯해 쿠거우뮤직·쿠워뮤직 디지털 음반 판매차트에서도 1위를 거머쥐었다.첸은 자신의 솔로 음반을 설명하면서 “첫발을 내디뎠다”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 엑소 때는 볼 수 없던 긴장감도 감추지 못했다. “오늘을 시작으로 더 깊이 있는 가수가 되겠다”는 말에선 갓 데뷔한 솔로 가수 같은 패기가 느껴졌다.
“처음 내놓은 솔로 음반이기 때문에 기대도 되지만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나 실망은 하지 않을 거예요. 7년을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했지만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 그동안 놓친 것들을 많이 봤습니다. 보다 많은 이들을 직접 찾아가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은은하게 감정을 움직이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김하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