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만 늘려서는 성공신화 못 이어가"

이소형 비투링크 대표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 매출을 올리는 데만 급급해서는 중국 시장에서 K뷰티 성공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80여 개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비투링크의 이소형 대표(사진)는 “중국 소비 흐름은 이미 온라인 중심으로 변한 만큼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전략을 짜는 한국 화장품은 중국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온라인몰에 따라 전략 상품을 달리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이 때문에 중국 브랜드와 경쟁하는 한국산 중저가 브랜드가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홈페이셜프로 같은 온라인 전용 중국 현지 브랜드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브랜드와 고급 이미지를 갖춘 일본 브랜드 사이에서 어정쩡한 한국 브랜드는 생존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K뷰티의 1세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평균적인 경쟁력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가 꼽은 K뷰티의 최대 강점은 ‘속도’다. 이 대표는 “한국 화장품은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이 일본 화장품의 3분의 1도 안 된다”며 “트렌디한 상품을 빠르게 개발해 젊은 층에 판매하기 좋은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시기로 볼 수 있다”며 “개성 넘치는 제품과 브랜드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투링크는 한국 브랜드의 진출을 돕기 위해 중국 화장품 시장의 각종 데이터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온사이트’를 최근 개발했다. 온사이트는 △중국 온라인 채널별 판매량 △상품별 가격 동향 △제품 사용 후기 △경쟁사별 인기 상품 △성분별 판매량 등 세부적인 데이터를 분석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이미 여러 곳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부터 데이터 분석 의뢰를 받았다”고 말했다.비투링크가 현재 분석하고 있는 대상은 티몰, 카올라, 징둥닷컴, VIP, 샤오홍슈 등 중국 내 32만여 개 온라인스토어, 7만여 개 브랜드, 528만여 개 상품이다. 매일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간·주간·월간 데이터를 뽑고 이를 경쟁사와 비교 분석해 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