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퇴직연금 수익률 고작 1.01%…실적배당형도 증시 하락에 -3.82%로 '털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노후 대비 안전판으로 불리는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이 1%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여전히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그친 가운데 증시 부진 여파 등으로 수익률이 한층 떨어진 것이다. 주식·채권 등 투자상품으로 연금을 운용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연간 평균수익률은 -3.82%를 기록해 원금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의 '2018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168조4000억원)보다 12.8%(21조6000억원) 늘었다.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1.01%로 전년(1.88%) 대비 0.87%포인트 하락했다. 주식시장 불황에 따른 펀드 수익률 급락 등으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1.99%)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1.56%를 기록했고,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은 -3.82%를 기록해 원금을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확정급여(DB)형 적립금이 121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63.8%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0%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비중이 높았다. 확정기여(DC)형과 기업형퇴직연금(IRP)은 49조7000억 원으로 26.1%로 집계됐다. 1.0%포인트 비중이 올랐다.

퇴직연금 가입자 대부분은 여전히 은행 예·적금, 보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선호하고 있었다. 원리금 보장형이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3%로 여전히 가장 높았다. 이 같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비중이 높은 점이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원리금 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금리 상승으로 0.07%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1.99%)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실적배당형 상품의 적립금은 9.7%를 차지해 전년 대비 1.4%포인트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은 -3.82%로 부진했다. 증시 하락 여파로 전년(6.58%) 대비 10.4%포인트 곤두박질쳤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63.8%를 차지하는 DB형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1.46%(수수료 차감 적립금 가중평균 수익률)를 기록했다. DC·기업형IRP와 개인형IRP 수익률은 각각 0.44%, -0.39%로 집계됐다.

지난해 퇴직연금 가입자가 금융사들에 낸 총비용부담률은 0.47%로 수익률(1.01%)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와 수수료 합리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 상품 운용지시방법 개선사항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사업자를 적극 지원하고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정은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자동투자 제도)을 도입하기 위해 연내 자본시장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금융감독원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