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텔레콤 등 통신사 매출 高高 예상, 에치에프알·와이솔 등 장비株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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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수혜주는지난 5일 서울 강남역 인근 SK텔레콤 직영매장은 아침부터 북적였다. 케이크 커팅식에 이어 스마트폰, 로봇청소기 등 경품이 내걸렸다. 피겨 스타 김연아까지 등장했다. 일반인 대상 5세대(5G) 이동통신 개통식이 열린 날이었다.
DB하이텍·네패스 등 반도체株
아프리카TV 등 동영상업체 유망
5G로 시끌벅적한 것은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통신장비 업체 에치에프알은 10% 넘게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5G 시대 수혜주 찾기로 분주해졌다. 통신장비뿐 아니라 반도체, 휴대폰, 미디어·엔터, 게임 등도 5G 시대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세상이 연결된다는 점이 5G의 핵심”이라며 “3G나 4G 때보다 여러 분야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통신사 ARPU 높아질 것”
5G 시대 수혜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서비스 당사자인 이동통신사다. 4G 때보다 높은 요금을 받을 수 있고, 콘텐츠 서비스나 기업(B2B) 서비스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가 8만원대 무제한 요금을 내놓으면서 치킨 게임 우려가 있었지만,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한시적인 무제한으로 대응하면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방침에 통신사의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매출(ARPU)이 계속 낮아졌지만 5G 도입을 계기로 ARPU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8만원대 요금제로만 5G 가입자가 유입된다고 해도 25% 선택 약정을 반영한 ARPU는 6만원 수준”이라며 “현재 3만2000원대인 통신 3사 ARPU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통신장비주에도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전국망 구축이 남아 있고, 더 많은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28GHz 주파수 장비에 대한 후속 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본격적으로 5G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통신장비 수출도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박찬홍 파트너는 에치에프알과 와이솔, 다산네트웍스를 유망 5G 장비주로 꼽았다. 와이솔은 필요한 주파수 성분만 걸러내는 표면탄성파(SAW) 필터 제조업체다. 5G 통신망에는 4G(약 45개)보다 많은 약 55개의 SAW 필터가 탑재돼 와이솔의 매출과 이익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한동훈 파트너는 머큐리를 추천했다. 국내 가정용 인터넷단말기(AP) 1위 업체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모두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파트너는 “5G 시대에 사물인터넷(IoT) 등이 보편화되면 한 집에 1개였던 AP가 2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태형 파트너는 케이엠더블유와 에이스테크, 오이솔루션을 꼽았다. 케이엠더블유는 기지국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노키아와 주요 장비를 공동 개발해 해외 매출이 늘어날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동영상 업체도 수혜5G는 반도체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통신장비에 반도체가 들어갈 뿐 아니라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차 등 반도체가 있어야 하는 기기들의 숫자가 5G를 계기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감은숙 파트너는 “사물인터넷과 자동차 분야 시스템 반도체에 강점을 지닌 DB하이텍,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하며 삼성전자를 고객으로 둔 네패스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5G 휴대폰 교체 수요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폰 업체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G로 동영상 콘텐츠의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G의 빨라진 속도와 더 많은 데이터 제공량에 동영상 데이터 트래픽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1%씩 늘어날 전망”이라며 “아프리카TV 같은 동영상 업체 등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도 5G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5G 시대에는 대용량 게임도 PC나 스마트폰에 내려받을 필요 없이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게 되는데, 고사양 게임 비중이 높은 게임사들이 혜택을 많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