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소재 버무려 삶과 예술 응축

설치작가 최정화 씨 개인전
“단순히 저 혼자 만든 작품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빛이 모여 만든 겁니다.”

설치미술가 최정화 작가(58·사진)는 지난 5일 수원 광교 수원컨벤션센터 내 ‘아트스페이스 광교’에 설치된 신작 ‘빛의 묵시록’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 작품은 얼음산과 유빙을 배경으로 불빛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현재와 영원을 밝힌다는 내용의 설치작이다. 시민 참여 공공미술 프로젝트 ‘모이자 모으자’를 통해 일반인들로부터 스탠드와 조명 300여 점을 기증받아 만들었다.최 작가는 지난달 29일 개관한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개관전 ‘최정화, 잡화(雜貨)’를 열고 있다. 일상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재료들로 ‘삶과 맞닿은 미술’이란 그만의 독특한 작품 정신을 담아낸 50여 점을 선보인다. 최 작가는 소쿠리, 때밀이수건, 플라스틱 구슬 등 일상 속 잡화를 사용해 현대사회와 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감각적으로 담아내 왔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작 중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타타타’를 꼽았다. 쓰다 버려진 철제 그릇과 주전자, 각종 플라스틱 용기를 연결해 ‘뫼비우스의 띠’ 모양으로 완성한 신작이다.

최 작가는 아트스페이스 광교를 작품과 공간, 자연이 어우러지도록 직접 설계했다. 외부 공간은 신작 ‘달팽이와 청개구리’와 ‘러브 미’를 비롯해 ‘과일나무’ ‘무의열반’ 등 8점의 야외 설치 작품으로 채웠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최 작가의 작업 전개 과정을 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미발표 자료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전시는 오는 8월 25일까지.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