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으로 스마트폰·자율주행차 제어…영역 넓히는 '3D 센싱'

산업리포트

LG G8, 안면인식만으로 구동
스마트폰을 AR기기로 활용
하반기 신형 아이폰도 도입 예정
동작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혁신 기술이 스마트폰, 증강현실(AR), 자율주행자동차 등에 속속 도입되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 화웨이에 이어 미국 애플이 올 하반기 발표할 차기 스마트폰에 비행 거리 측정 방식(ToF) 3차원(3D) 센싱 모듈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ToT 방식의 3D 센싱 모듈은 빛이 피사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해 사물의 거리와 움직임을 파악한다. 지난달 출시된 LG전자 ‘G8 씽큐’가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손짓만으로 앱(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하는 기능을 채택한 것도 3D 센싱 모듈을 장착했기 때문이다.정보기술(IT)업계는 올해 출하되는 스마트폰 가운데 약 17%가 3D 센싱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활용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업계와 홈쇼핑업체들은 홈쇼핑 프로그램에 나오는 가구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집안에 가구를 가상으로 미리 배치해 볼 수 있는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얼굴이나 정맥 등으로 본인을 인증하는 애플과 LG전자의 인증 시스템도 3D 센싱 기술을 활용한 사례다.

업계에서는 3D 센싱 기술이 음성 명령과 함께 키보드, 마우스, 터치 방식의 사용자환경(UI)을 잇는 새로운 기술 표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가전, 방범기기, 자율주행차까지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보안업체들은 각종 방범 장치에 3D 센싱 모듈을 활용한 안면 인식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TV 제조사 등 가전업체들은 소파에 앉아 손짓만으로 기기를 작동할 수 있는 제어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독일 BMW는 올해 초 자동차와 운전자가 상호 의사 소통하는 ‘BMW 내추럴 인터랙션’을 공개했다. 운전자가 45도 각도에 있는 식당을 손으로 가리키면 카메라가 운전자가 가리킨 방향을 파악해 해당 식당을 예약하는 기술이 담겨 있다. BMW는 2021년 나올 신차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3D 센싱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LG이노텍 관계자는 “전 세계 IT기업들이 3D 센싱 모듈을 통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며 “관련 부서가 쏟아지는 문의에 대응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