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소송전서 또 맞붙은 김앤장-광장

현대重-티센크루프 분쟁
교보생명-FI 사건 각각 대리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국제 소송전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법률시장을 개척하려는 메이저 대형 로펌들의 승부수가 국제 소송대리 시장에 쏠림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 컨소시엄이 벌이는 2조원대 분쟁의 중심에도 김앤장과 광장이 있다. FI들은 2012년 교보생명에 1조2054억원을 투자해 지분 24%(492만 주)를 주당 24만5000원에 사들였다.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으면 FI들이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건을 걸고서였다. 교보생명이 기업공개를 하지 않으면서 FI들은 지난해 11월 주당 40만9000원에 풋옵션(2조112억원)을 행사했다.

신 회장이 풋옵션을 받아들이지 않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FI들은 지난달 20일 신 회장을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중재 사건에서 FI 측은 김앤장의 윤병철 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가, 신 회장 측은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18기)가 대리를 맡았다.

김앤장과 광장은 현대중공업이 독일 철강회사 티센크루프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중재에서도 마주섰다.

국방부가 1800t급 잠수함을 도입하면서 기준치 이상의 소음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벌어진 분쟁이다. 현대중공업은 정부로부터 2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뒤 “티센크루프가 납품한 부품에서 문제가 생겼으니 책임을 지라”며 중재소송을 시작했다. 광장은 현대중공업을, 김앤장은 티센크루프를 대리해 중재지인 싱가포르에서 승부를 겨룬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광장이 국제중재를 강화하면서 김앤장과 라이벌 구도가 자리잡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광장은 지난해 국제중재 전문가인 데이비드 킴과 한상훈 변호사를 맞이했다. 법무부에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업무를 맡았던 임아영 변호사 등을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광장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8000억원대 ISD를 맡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