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미국서 별세…"작년 12월 폐질환 관련 수술"

사진=연합뉴스
작년 말부터 요양차 LA 체류…"조원태 사장 등 가족 임종 지켜"
한진그룹 '비상경영 체제'…"항공안전과 경영 차질 없도록 만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했다.향년 70세.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이날 새벽 0시 16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운구 및 장례 일정과 절차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폐질환이 있어 미국에서 치료를 받던 중 대한항공 주총 결과 이후 사내이사직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LA 한 병원에서 폐질환 관련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던 중이었으나 지난달 말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이 앓고 있던 질환은 폐가 섬유화돼 호흡 곤란에 이르는 폐섬유화증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한 데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과 차녀는 미국에서 병간호 중이었고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주말에 급히 연락을 받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지에서 조 회장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조 회장의 운구는 최소 4일에서 1주일가량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급작스런 별세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으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해 항공 등 안전과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조 회장 별세 소식에 항공업계를 비롯한 재계는 그가 항공업 발전 등 경제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애도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그룹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 경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인하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1984년 정석기업 사장, 1989년 한진정보통신 사장을 지냈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오른 뒤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며 선친에 이어 그룹 경영을 주도했다.

1996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4년부터 IATA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을 맡아 국제항공업계에서 한국의 국적항공사 이해를 대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맡아 재계에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고,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한·불 최고경영자 클럽 회장, 한·사우디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민간 외교에도 공헌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아시아탁구연합(ATTU) 부회장 이사 등 스포츠 지원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특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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