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임직원, 조양호 회장 갑작스런 타계에 "당황·애도"

"병세 이 정도일줄 몰랐다"…퇴진 요구 단톡방에도 애도문

한진그룹 임직원들은 8일 오전 전해진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에 놀라면서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한 큰 별이 졌다며 애도를 표했다.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임직원들은 월요일 오전 출근과 동시에 전달된 조 회장의 사망 소식에 당황해하면서 황망한 그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대한항공의 한 임원은 "평소 폐 질환이 있어 치료중인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병세가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몰랐다"며 "다들 놀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측은 조 회장이 평소 폐 질환이 있어 미국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말 대한항공 주총 결과 이후 사내이사직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차녀 조현민 전 대항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 이후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까지 잇달아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는 등 그룹 오너 일가를 둘러싼 사회적 비난이 이어지며 스트레스와 상실감이 극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 일부 직원들은 지난해 '물컵 갑질' 논란 이후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사측과 대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와 직원들 간 불신의 벽이 커지기도 했다.그러나 이날 조양호 회장의 별세 소식에 평소 오너 일가 퇴진을 강하게 요구해온 일부 직원들의 단톡방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오너 일가의 도덕성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지만 조양호 회장은 우리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한 선구자였던 것은 분명하다"며 "조 회장의 타계에 애도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권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한 직원은 "조 회장의 빈자리는 외부 전문경영인으로 채워졌으면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진짜 달라진 대한항공의 모습을 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갑작스런 조 회장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다른 항공사 직원은 "비록 타 회사지만 조 회장의 황망한 별세에 다들 놀라는 모습"이라며 "특히 대형 항공사들의 잇단 수난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항공업계의 큰 별이 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