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특별재난지역 지정됐지만 복구 막막…"현실과 안 맞아"

주택 복구비 가구당 최대 1300만원…융자 6000만원 빚더미
최악의 산불피해를 본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등 5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주민 체감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8일 오전 6시 기준 집계한 주택 피해는 고성 335채, 강릉 71채, 속초 60채, 동해 12채 등 478채가 불에 탔다.

창고 195동, 비닐하우스 21동, 기타 농업시설 60동, 농림축산기계 434대, 축사 61동, 학교 부속시설 9곳, 상가·숙박 등 근린생활시설 54동, 기타 건물 49동, 공공시설 138동, 관람시설 168개, 캠핑리조트 46곳, 가축 4만1천520마리도 소실됐다.

이재민은 현재 고성 651명 등 총 829명이 발생했다.이들은 마을회관, 학교, 경로당, 연수원, 요양원 등에 분산해 머무르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한 피해지역은 지난 6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주민 생계안정 비용 및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의료비용 등이 정부 예산으로 지원된다.정부는 총 복구 비용 중 지방비 부담액의 50∼80%에 대한 국고와 주민 생활안정을 위한 특별교부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져 피해 주민들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기준치와 주민들이 바라는 기대치 간 틈새가 크기 때문이다.주민이 가장 필요한 것은 건축물(주택) 복구지만 국고 지원은 턱없이 부족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재난지역이라 해도 규정상 완전히 소실했더라도 지원금은 가구당 최대 1천300만원에 불과하다.

융자를 최대 6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으나 주민 대부분 고령으로 경제활동 여력이 없어 빚을 떠안을 우려가 크다.

2005년 양양 낙산사 산불피해 당시에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정부 지원을 받았으나 전파 피해 137가구 중 상당수는 수천만 원씩 빚을 지고 복구해야 했다.

집이 불에 탄 이재민들은 주택 복구 시 자부담 부담이 크다며 100% 국비 지원을 바라고 있다.

과거 특별재난지역 선포 사례를 보면 주택 피해 복구비가 현실적이지 않은 데다 자부담이 20∼30% 달해 이재민들이 집을 지을 엄두를 못 냈거나 빚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7일 열린 최문순 지사와 동해안 산불피해 지역 시장·군수 회의에서도 쏟아졌다.

이경일 고성군수는 "주민들은 전액 복구를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핑크빛으로 비칠 수도 있는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과 역할을 냉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문순 지사도 "피해 복구가 시작되는데 복구과정이 더 어려운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은 국가책임으로 해결해야 한다.

오늘 이 자리가 국가책임을 분명히 하는 자리가 되겠다"고 언급해 현실적인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도는 이날 회의를 통해 이재민 주택 복구 지원 추정사업비 405억원 중 283억원(국비 70%)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도는 또 동해안 산불피해 복구 및 이재민 지원에 127억원을 긴급지원한다.

재난폐기물 운반처리(13억5천만원), 망상관광지 피해복구(8억4천만원)등 재난·재해목적 예비비 56억원과 이재민 주거안정 58억원을 포함한 재해구호기금 71억원을 각 지원하기로 했다.

산불피해 주민에게 지방세도 지원키로 결정했다.지방세 신고·납부기한 및 체납액 징수 최대 1년 연장, 건축물, 자동차, 기계장비 파손으로 인한 대체 취득 시 취득세, 등록면허세, 자동차세 면제, 지방의회 의결 후 재산세나 주민세 등 지방세 감면을 지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