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얼마 받을지 모르지만…" 재난 피해신고 쇄도

고성·속초, 오늘 접수 마감…강릉·동해는 이번 주까지

강원산불 닷새째인 8일 고성군 토성면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고성군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산불로 인한 주민들의 사회재난 피해신고가 쇄도했다.이날 오전 11시까지 토성면 행정복지센터에 접수된 주민 사회재난 피해신고 건수는 400건을 넘어섰다.

고성은 지난 4일 발생한 산불 최초 발화지점에 포함된 탓에 피해 규모가 매우 컸다.

고성군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지난 5∼7일 접수된 사회재난 피해 건수가 360여 건이며 오늘은 이른 시간부터 계속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날 피해신고 접수처가 있는 토성면 행정복지센터 안팎에는 피해 주민 수십명이 한꺼번에 몰렸다.

주민들은 사회재난 피해신고서를 받아서 센터 직원들에게 작성요령을 물었다.

주민 김모(61) 씨는 "과일나무 60∼70그루를 재배하는데 절반 정도가 불에 탔고, 컨테이너 1동도 타버렸다"며 "피해보상을 얼마나 받을지 모르지만 일단 신고하러 왔다"고 말했다.
행정복지센터 입구에서 만난 김성기(63·토성면 용촌리) 씨는 "산불 대피 당시 연기를 많이 마셔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이제야 피해 신고하러 왔다"며 신고서를 제출했다.

산불로 졸지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의 피해신고도 이어졌다.

현재까지 고성을 비롯한 4개 시·군에서 발생한 이재민 수는 513가구 916명으로 집계됐다.고성은 366가구 644명으로 이재민 수가 가장 많다.

소실된 주택만 335채에 달하고 창고 98동, 공공시설 11동, 비닐하우스 3동, 농업시설 23동, 축사 31동, 농림축산기계 66대가 잿더미로 변했다.

가축도 한우 40여 마리, 닭 4만여 마리, 벌통 100개 등 4만700여 건의 피해가 신고됐다.

피해신고 접수처를 찾은 주민들은 "산불로 집이 타버려 주거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피해주민 박모(58) 씨는 "경로당, 양로원 등 임시대피소에서 잠을 자니 온몸이 쑤시며 씻고 자고 먹는 게 너무나 힘들다"고 말했다.
고성군과 속초시는 오늘까지 피해신고를 접수하기로 했다.

사회재난 피해신고는 재난 종료 후 10일 내 신고하게 돼 있어 강릉시는 12일까지 접수하고, 동해시도 이번 주 내로 피해 접수를 가능한 마감할 계획이다.

정부는 산불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 주민 생계안정 비용 및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의료비용 등을 지원한다.

총 복구 비용 중 지방비 부담액의 50∼80%에 대한 국고와 주민 생활안정을 위한 특별교부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정부 기준치와 주민들이 바라는 기대치 간 차이가 커 피해 주민들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최문순 지사는 이날 국회를 방문, 산불 진압과 피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전체 주택 복구 비용이 7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판단하는데, 그중 70%를 국고로 지원해주십사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