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도…外人·기관, 화학주 '쌍끌이 매수'

원재료 비용 증가 우려보다
中 부양책에 수요회복 기대 커
화학업종지수 이달 4% 상승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화학주를 ‘쌍끌이’로 사들이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원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8일 유가증권시장 화학업종지수는 33.66포인트(0.64%) 오른 5276.37로 마감했다. 화학업종지수는 지난달 28일 5054.86으로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서 이날까지 4.38%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주요 화학주를 집중 매수하면서 업종 내 주요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LG화학(556억원어치 순매수) 롯데케미칼(448억원) SK이노베이션(107억원) 등을, 기관은 LG화학(238억원) 금호석유화학(187억원) 등을 많이 사들였다.

최근 영국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는 등 올 들어 국제 유가가 꾸준히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 유가가 이렇게 움직이면 비싸게 구입한 원료를 투입하는 3~4개월 뒤엔 석유화학 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의 악영향을 받게 된다.‘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대표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는 작년 4분기 t당 421달러에서 올해 1분기엔 t당 531달러로 커졌다. 작년 4분기 한때 배럴당 42.36달러(WTI 기준)까지 떨어졌던 값싼 원재료가 시차를 두고 설비에 투입된 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 유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다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증권업계는 ‘큰손’ 투자자들이 원재료 비용 부담을 우려하기보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에 더 큰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재료 비용 증가분보다 제품 가격이 더 많이 올라 마진이 커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