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국가 달래기 나선 리커창 "中, 유럽 통합·번영 지지"

중-EU 정상회의 이어 동유럽 국가와 일대일로 정상회의
유럽 방문에 나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유럽연합(EU) 내에서 커지는 '중국 위협론'을 의식한 듯 유럽 달래기에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SCMP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독일 경제신문 한델스블라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EU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길 희망하며, 통합되고 번영된 유럽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동유럽 국가의 긴밀한 협력은 EU 내의 균형된 발전에 이로울 것"이라며 무역, 기후 문제, 반테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EU의 협력과 공동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가 애써 유럽 현지 언론에 이 같은 견해를 밝힌 것은 유럽 방문에 앞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경계감을 누그러뜨리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리 총리는 이날부터 12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제21차 중-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융커 위원장과 투스크 상임의장은 중국이 유럽 기업들에 대해 시장 개방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받아들인 그리스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중 최초로 이탈리아가 중국과 최근 일대일로 협력에 합의하면서 유럽 내에서는 중국의 '각개격파' 전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실제로 브뤼셀에 이어 리 총리가 방문하는 크로아티아는 서방 국가가 강력히 견제하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 중국 국영 철도기업 등과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리 총리는 크로아티아 남부 두브로브니크에서 개최되는 중국과 중·동유럽(CEEC) 16개 국가의 정기 협의체 '16+1'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이들 국가와 일대일로 프로젝트 협력을 논의하고 다양한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주에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의회가 중국이 참여하는 6억 유로 규모의 에너지 프로젝트 차관을 승인하기도 했다.SCMP는 "리 총리는 유럽통합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강조하면서 '유럽 달래기'에 나섰지만, EU 내에서는 중국의 투자가 동유럽 국가에 가져올 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