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서 죽은 돌고래 속출…터키 대규모 해군훈련 탓?

그리스 해양보호단체 "터키군 훈련과 맞물려…터키에 문제 제기해야"

에게해에서 최근 몇 주간 목숨을 잃는 돌고래 수가 이례적으로 치솟자 그리스 해양보호 단체가 이 일대에서 벌어진 터키 해군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8일 그리스 군도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월 하순 이래 동부 사모스 섬을 비롯한 에게 해 연안에 떠밀려 온 돌고래 사체는 15마리에 달한다.

이 연구소의 아나스타시아 밀리우 소장은 AP통신에 "작년 같은 기간 1∼2마리의 돌고래 사체가 발견된 것과 비교하면 15마리는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라며 무엇이 돌고래의 죽음을 초래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지난 2월 27일부터 열흘 간 진행된 터키 해군의 훈련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100척의 군함이 동원돼 터키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훈련으로 평가되는 당시 훈련에서는 수중음파탐지기와 탄약이 사용됐다.이 가운데 적의 잠수함을 식별하기 위해 군함에서 쓰는 수중음파탐지기는 귀를 찢는 굉음을 내 돌고래와 고래 등의 해양 동물에 피해를 줄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우 소장은 그리스와 터키가 나란히 회원국으로 속해 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해양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수중음파탐지기 사용 규약을 채택했으나, 터키가 이런 규정을 올바로 준수하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며 "그리스 정부는 터키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터키가 실시한 것과 같은) 이런 대규모 군사 훈련은 전체 해양 생태계에 부담을 준다.강렬한 소음 공해로부터 해양 생물들이 피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라며 에게 해가 해양 오염과 남획, 과도한 해양 교통량 등 기존의 압박 요인에 소음으로까지 신음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