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테슬라의 머스크, 다가오는 마진콜 위기

테슬라 전기차가 안 팔리고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약 8억달러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주가가 지금보다 15% 더 떨어지면 마진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8일 0.64% 떨어진 273.20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작년 12월초 376달러에 비하면 27.3% 낮아졌습니다.
특히 최근 주가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차량판매댓수가 좋지 않게나온 탓입니다. 지난 3일 테슬라는 1분기에 고객에게 인도한 차가 6만3000대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예상차 7만3500대에 크게 못미쳤으며, 작년 4분기 인도량(9만966대)보다도 31% 줄었습니다.
모델3 인도량도 5만900대로 예상에 못미쳤습니다.
특히 고가로 모델3보다 마진이 훨씬 좋은 모델 S와 모델 X는 전분기 2만7600대에서 1만2100대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테슬라의 판매 감소는 예고된 사실이었습니다.
지난해 7월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20만대를 넘긴 테슬라의 경우, 구매 고객들이 세금환급 혜택을 100% 받을 수 없게된 겁니다.
작년까지는 연방정부 세금환금액이 1대당 7500달러였는데, 올 1월부터는 그 절반인 3750달러로 줄었습니다.
모델3를 기준으로 차값의 20% 수준인 이런 세금환급액이 줄면서 판매 감소는 본격화됐습니다.
문제는 이 혜택이 오는 7월1일부터는 1875달러로 또 낮아지고, 내년 1월부터 아예 없어진다는 겁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연봉을 4만9950달러만 받고 있습니다. 대신 스톡옵션 등 다른 보상이 많습니다.
머스크는 이렇게 확보한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테슬라 스톡옵션 비용과 소득세, 솔라시티(지금은 테슬라와 합병), 보링컴퍼니 등의 주식을 매입하는 데 써왔습니다.

테슬라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은 2017년 초 6억2430만달러입니다.
모건스탠리는 머스크의 낮은 연봉과 그의 사치스런 생활, 그리고 매년 1억달러 상당을 보링컴퍼니에 출자해온 걸 감안하면 현재 대출액은 8억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 보유주식 3785만주 가운데 25%인 1377만주를 대출에 담보로 제공했는데, 모건스탠리는 이를 감안하면 마진콜 가격은 주당 232.30달러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참고로 모건스탠리는 머스크에게 가장 많은 대출을 대준 회사입니다)테슬라의 현재 주가는 273달러입니다.
만약 차량 판매가 더 줄어들고, 주가가 232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은행들이 담보로 잡은 주식 1377만주를 시장에서 처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전체 테슬라 주식의 8% 수준에 달하는 막대한 물량입니다.

모건스탠리는 머스크가 마진콜을 당하면, 테슬라 주가가 산사태가 나듯 무너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