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 서울 떠난다"…탈서울족, 어디로 가나 봤더니

지난 5년간 서울 벗어난 순이동자 56만명 달해
경기, 인천, 세종 등지로 이동
서울 한강변의 아파트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높아진 서울 집값에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서울 집값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연간으로 보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수요층들이 주변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9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4년 2월~2019년 2월) 서울시를 벗어나(전출) 전국으로 이동한(전입) 순이동자는 총 56만6848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15년 13만7256명 △2016년 14만257명 △2017년 9만8486명 △2018년 11만230명 등이었다. 서울에는 전입자 수보다 전출자 수가 많았고, 이렇게 나가는 인구가 10만명을 웃돌고 있다. 서울을 떠난 이들은 경기도와 인천시, 세종시로 각각 이동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입한 순이동자는 58만854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천시(4만8285명), 세종시(1만8217명) 등이 뒤를 이었다.

탈(脫)서울 연령대는 30대가 19만2979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을 떠나는 이유로 '집값'이 지적되는 이유다. 다음으로는 40대(9만6259명), 50대(9만3016명), 60대(7만3787명) 등의 순이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해 13.56% 상승했다. 2006년(24.11%)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서울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눈높이도 만만치 않다. 반면 경기와 인천의 주거 비용은 서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지난 3월말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121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경기는 3억5949만원, 인천은 2억7247만원으로 절반도 안됐다. 심지어 경기·인천의 매매가격은 서울의 전세가격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격은 4억6313만원으로 집계됐다. 경기( 2억5282만원)와 인천은(2억436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예비청약자들이 '힐스테이트 북위례'의 모델하우스에 모형도 주변에서 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내 집 마련을 그나마 낮은 가격에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히는 '분양'도 쉽지 않다.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오르고 있는데다, 투기과열지구로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아서다. 3월말 기준으로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445만원이다. 경기도는 1083만원, 인천은 1151만원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경기, 인천 지역과 격차를 보일수록 탈서울 행렬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라며 "서울과 가깝거나 교통이 편리한 곳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실제 서울과 가까우면서 분양가가 낮은 아파트들은 청약성적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서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됐던 위례신도시 신규 아파트들이 이러한 경우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4일 939가구를 모집한 힐스테이트 북위례 1순위 청약에 7만2570명이 지원하며 평균 경쟁률 77.28대 1을 기록했다. 다자녀 특별공급, 노부모 부양으로만 모집했던 특별공급에서도 100%의 소진율을 달성했다.

2분기에도 이처럼 경기·인천권에서 낮은 분양가가 예상되는 택지지구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경기도시공사와 대우건설은 내달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지금지구 A4블록에 들어서는 공공분양 아파트 ‘다산신도시 자연앤푸르지오’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금지구의 유일한 공공분양 아파트로 전용 51·59㎡의1614가구다.

경기 시흥시 장현지구 C-3블록에서는 동원개발이 '시흥장현 동원로얄듀크 2차'(34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 역세권인 인천광역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주상복합 3블록에서는 신영이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778가구)를 공급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