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1140원대까지 급등한 환율…"중국 소비 관련주 주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까지 급등했다. 국내의 수급불안과 외국인 배당금 지급 시기가 겹치면서 이달 중순까지 원화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화약세에 대응해 중국 소비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권고다.

9일 오전 10시2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05포인트(0.18%) 하락한 2206.55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8거래일 만에 하락 출발했다. 코스닥지수도 0.14% 내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143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8.1원 급등한 1144.7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7년 7월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는 수급불안 심리, 역외 위안화 약세, 국내 경기 불안심리 확산이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은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 등 신흥국 채권을 투자자산군(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라며 "실제로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보유한 한국채권 규모는 6조원 미만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금 송금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수급불안 심리를 자극했다"고 진단했다.

또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역외 위안화 가치가 약세를 보인 점도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박 연구원은 "미중 협상 타결이 오는 6월까지 미뤄질 경우 중국은 물론 국내 수출 회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원·달러 환율에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며 "4월 경상수지 적자전환 가능성, 0%대 물가상승률, 수출 회복 지연 위험 등 국내 경기둔화 우려가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같은 원화약세 추세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시기가 4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상수지 중 본원소득수지를 보면 외국인 배당금 송금이 집중되는 3월과 4월엔 적자를 기록한다"며 "국내 상장사들의 기말 현금 배당금과 외국인 지분을 고려해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을 추정해보면 올해는 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8조2000억원)보다는 감소한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배당금 지급이 일단락되는 이달 중순까지는 원화 약세를 전제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을 추천했다. 하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 원화 약세라는 현 상황을 이용해 중국 소비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 경제지표 반등 및 무역협상 기대감에 위안화 강세 흐름이 유지되고 있지만, 수출 부진 및 외국인 배당금 송금 영향에 원화는 약세 흐름이 단기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한국 증시는 상승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화약세 흐름에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외국인은 지난달 21일부터 전날까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 연구원은 "원화가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원화가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할 경우 한국 증시의 매력을 더 크게 생각할 것"이라며 "또 한번의 상승 흐름이 재개될 수 있는 환경이 환율 시장을 통해 형성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