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장 "소방업무, 상당부분 국가사무…국가가 방치했다 생각"

"산불 진화, 산림 보호보다 주택·인명보호 필요…소방청 담당 검토해야"
정문호 소방청장은 9일 "이제껏 소방업무 중 상당 부분이 국가사무인데도 지방소방인력이 99%고 지방예산이 95%라 국가에서 사실 방치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정 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강원도 산불 피해 현황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개최한 전체회의에서 '소방업무의 국가 책임을 높여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다만 정 청장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도 이렇게 힘든데 소방사무의 국가사무화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가 (재난을) 수습하는 데 밀접하게 관련돼있다"며 "모두 국가사무화하는 것도 중소형 규모(재난)에서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대형재난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국가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은 현장 장비 부실 문제에 대해 "소방안전교부세가 교부되면서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방 인력·장비 확충 필요성은 다 느끼지만, 지방재정 자립도가 낮은 시도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를 낮게 가져간다"며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통해 인건비를 국가에서 대주면 증원이 훨씬 더 수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소방헬기 교체 계획과 관련해 "국가에서 지원해 계속 노후 소방헬기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며 "2023년까지 8대 교체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산불 진화를 산림청에서 담당하고 있는 데 대해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산림 주변 주택 등 시설물이 많다.

산불 진화 과정에서 산림 보호 측면보다는 주택 등 민가, 인명보호에 더 치중하는 것에 중점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육상재난 총괄 기관인 소방청에서 (담당) 하는 것도 심도있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산불 진화는 산림청이 워낙 특화돼있고 그동안도 잘 해왔기에 과거 심도있는 논의 끝에 (산림청이 담당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 같다"며 "민간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소방청과 역할분담, 협력이 잘 돼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