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학교 옆 임자 만난 산불…예비소방관 총출동 3시간만에 제압

평택 경기도소방학교 부근 야산서 산불에 교육생 등 100여 명 투입
5∼7㎧의 강풍 속 신속 진화작업에 임야 1.5㏊ 소실에 그쳐

"덕분에 교육생들 실전 훈련 제대로 했죠."
9일 오전 11시 15분께 경기도소방재난본부로 평택시 진위면 동천리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화재 현장에는 초속 5∼7m의 바람이 불고 있어 자칫 진화가 늦어질 경우 자칫 큰불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곧바로 헬기와 펌프차 등 장비 20여 대와 소방관 등 50여 명을 투입했지만,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다 보니 진화에 애를 먹고 있었다.이러한 소식은 화재 현장과 500여m 떨어진 경기도소방학교에도 전해졌다.

인근에서 솟구치는 연기를 목격한 소방학교 교관들과 제69기 신규임용 교육생 100여 명은 훈련을 중단한 뒤 곧바로 장비를 챙겨 화재 현장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소방학교에 상주 중인 특수대응단 대원까지 가세하자 진압 인원은 5개 소방서 급인 250명 규모로 불어났다.훈련이 갑자기 실제상황이 된 예비소방관들의 '인해전술'에 불길은 점차 잦아들었고, 대원들은 신고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이어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잔불 정리까지 모두 마쳤다.

이 불로 임야 1.5㏊가 불에 탔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진압 작전에 참여한 김도환(28) 교육생은 "갑작스레 출동하게 돼 많이 당황했지만, 선배들이 이끌어 준 덕분에 불을 보고 도망가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며 "교육생들이 초기 진화에 동참한 게 산불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고 들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화재 현장이 소방학교 바로 코 앞이라 교관들이 교육생 투입을 즉각 결정해 진화작업에 가세했다"며 "산불 확산을 막으면서 교육생들에겐 좋은 경험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