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국회 자주 찾아 설명하겠다"…한국당은 '면담 거부'

평화·정의당 지도부에 취임 인사…정동영 "野에 정보공유를"
문성혁도 여야 잇따라 방문…"빠른시일 내 가시적 성과 낼 것"

신임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9일 오후 여야 지도부에 취임 인사를 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김 장관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을 차례로 찾아 인사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지도부와는 만나지 못했다.

김 장관의 임명을 강력히 반대한 한국당이 면담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 임명 문제와 관련해 한국당과 같은 입장인 바른미래당 역시 김 장관과의 면담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김 장관을 만나 "대통령부터 야당과 소통하라는 고언을 여러 번 했는데, 김 장관은 거기에 역점을 두라"며 "야당에 정보공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 대표는 지난 2004년 통일부 장관을 지낼 당시 자신의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한 김 장관에게 여러 조언을 건넸다.

그는 "보수야당이나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쪽에 찾아가 오히려 정보공유를 하면 반대 강도가 약해지고 협력도 구할 수 있다.전임자는 그 부분이 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통일부 장관으로 있을 때 매월 두 번째 월요일 전임 장관들의 의견을 듣는 '이월회' 모임을 했다고 소개하며 "이월회가 장관직 수행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나아가 "김 장관은 근래 통일부 장관 중 가장 깊은 학식과 현장 경험을 가졌다"고 덕담하고 "통일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전면에 나서라. 통일부가 세져야 한다"고 당부했다.이에 김 장관은 "적극적으로 찾아뵙고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같이 할 수 있는 것은 같이 하겠다"며 "올해 통일부가 50주년을 맞는데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원로 장관들도 뵙고 고견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미국과의 관계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단순한 우려가 아니다"라고 했고, 김 장관은 "남북관계가 잘 되기 위해서라도 한미관계, 북미관계가 같이 돌아가야 한다.

이들 관계가 서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김 장관에게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유엔 제재 해제 요청이 거부당했는데, 이는 단순히 경제제재의 문제가 아닌 생존권과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미국이나 유엔에 분명히 전달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대북정책 추진에는 합의가 필요하다"며 "국회를 자주찾아 설명할 부분이 있으면 설명하겠다.

대안을 같이 만들자"고 요청했다.

한편,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장관 측이 저희 쪽에 접견 요청을 했지만, 장관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번에 접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10일에도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을 만나고, 한국당 방문도 계속 타진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기자들에게 "(한국당 지도부와의 면담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취임한 문 장관은 이날 한국당 나 원내대표와 평화당 장 원내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나 원내대표는 김 장관과의 환담에서 "워낙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며 "잘 살펴서 우리나라 먹거리를 만들어 가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하셨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하시라고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장관은 "전임 장관이 수산재건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잘 닦은 것 같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빠른 시일 내에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평화당 장 원내대표는 문 장관과의 면담에서 "해양시대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해양수산부 역할은 항만건설 쪽보다는 수산 쪽이 더 커져야 한다"며 "야당이지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다.

문 장관은 "수산 쪽 전문성은 없지만 공무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앞서 민주당 홍 원내대표도 문 장관을 만나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