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틈새 활용한 '제2 타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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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인승 승합차 이어 장기 렌터카까지이번엔 장기 렌터카다.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의 운영사 VCNC에 이어 차차크리에이션이 규제를 피하는 방식으로 다음달 새로운 모빌리티(이동 수단) 서비스를 내놓는다.
차차, 내달부터 승차공유 서비스
자동차운수사업법상 불법 아냐
모빌리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차차크리에이션은 9일 서울 역삼동 워크플렉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장기 렌터카와 대리운전을 결합한 개인 간 거래(P2P) 승차공유 서비스 ‘차차’를 공개했다.차차 서비스는 차고지가 있는 장기 렌터카 보유자가 단기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시 차를 빌려주고 이 사람을 위해 대리기사 역할도 하는 방식이다. 차차크리에이션은 이 과정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수익을 올린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에서 대리운전업체가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점을 활용했다.
앞서 차차크리에이션은 지난해 렌터카·대리운전 서비스를 내놨지만 국토교통부로부터 차고지 없이 배회영업을 한다는 이유로 불법 판단을 받아 영업을 중단했다. 차차 서비스는 이런 배회영업 논란을 해소했다는 설명이다.
이동우 차차크리에이션 대표(사진)는 “타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였다”며 “오는 15일부터 기사 모집을 시작해 다음달부터 차차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11인승 승합차를 활용한 호출 서비스 ‘차차밴’부터 출시한다.차차크리에이션은 택시업계와 상생하기 위한 ‘착한 차차안’도 제안했다. 택시업계에 플랫폼을 제공해 택시업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택시회사와 택시기사의 수익을 높여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택시업계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규제 틈새를 활용한 곳은 차차크리에이션이 처음은 아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에 따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렌터카를 빌리는 경우 운전기사 알선이 가능하다. 이 조항을 이용해 타다는 11인승 카니발을 단기 대여해 운전기사를 알선하는 형태로 ‘합법 운영’하고 있다. 승합차를 이용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택시와 큰 차이가 없다.
이 대표는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없이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오면 우버 등 글로벌 모빌리티 대기업에 국내 시장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