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완벽한 시간'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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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관람객들이 지난 8일 이탈리아 밀라노대 캠퍼스에 설치된 ‘물체’로 줄을 서서 들어가고 있다. 이 희한한 설치물은 ‘2019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맞아 건축가 이코 밀리오레가 제작한 ‘완벽한 시간’이란 이름의 작품으로, 공간을 수많은 줄로 채워 사람들이 그 가운데를 통과하도록 만든 것이다.
가는 줄로 가득 찬 ‘완벽한 시간’ 속으로 들어서는 순간, 참가자들은 짙은 안개 속에 들어선 듯 방향성을 잃는다. 그리고 희미한 타인들의 움직임을 따라, 알 수 없는 곳으로 이동한다. 그러다 어느새 출발점과 완전히 다른 곳으로 나오게 된다. 그 과정은 짧지만, 사람들은 현실에 대한 모든 생각을 잊는다.이 작품은 공간에 따라 인간의 감성이 얼마나 많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체험하게 해준다.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공간의 디자인이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