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강남 재건축, 당장은 어렵다"

"강북은 균형발전 차원 가능"…방송서 밝혀
"인가땐 투기 수요 가세 우려"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은 10일 강남 재건축 인허가와 관련해 “지금 당장은 (강남 재건축 인가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가격을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강남구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대규모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이달 들어 서울시청 앞에서 잇따라 항의집회를 연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이들 단지는 집회에서 “서울시가 고의로 재건축 인허가 절차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박 시장은 “강남 재건축은 워낙 대규모 단지이고 재건축이 되면 투기 수요가 가세한다”며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 강남 쪽은 특별히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가장 큰 원인은 불로소득”이라며 “부동산으로부터 일어나는 부당한 수익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강남 지역 아파트 재건축에 대해 당분간 인허가를 내주기 어렵다고 못 박았지만, 강북 지역은 균형발전 차원에서 재건축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시사했다.

서울시는 한남동 한남뉴타운 3구역에 대해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하는 등 강북 재개발은 정상적으로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박 시장은 “그 대신 강남·북 격차가 심각하다”며 “사실 강북 지역은 상대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요소가 있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강북 주민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서울시 정책, 국가 정책에 따라 소외됐고 격차가 생긴 것이 많다”며 “40년간 강남에 투자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것이니 이걸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그는 ‘강북은 용적률·층고 등 재건축 민원이 수용될 여지가 있냐’는 질문에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며 “그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사례마다 다르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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