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이달 서울서도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 도입…수도권 '줍줍' 쏟아진다

미계약분 대비 사전 인터넷 청약
1순위 청약 예정자도 신청 가능
방배그랑자이 조감도
서울에서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를 적용받는 첫 단지가 나온다. 무순위 청약은 지난 2월 도입됐다. 이전에는 미계약분 등 잔여물량을 건설사가 임의로 처리했다. 2월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사전 청약한 이들에게 추첨방식으로 공급한다.

◆서울에서 첫 무순위 청약제도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오는 11일까지 사전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서울에서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도 이달 중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는 청약접수 전 미계약에 대비해 사전예약을 받는 제도다. 잔여물량이 발생하면 사전예약을 한 신청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청약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밤샘 줄서기, 대리 줄서기, 공정성 시비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월 입주자모집 승인신청분부터 적용됐다. 1순위 청약 신청 예정자도 중복 접수가 가능하다. 청약요건은 만 19세 이상 성년, 해당 지역 거주자로 청약통장은 필요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전 무순위 청약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한다. 청약 부적격자와 미계약자 및 청약 미달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 2월 경기 안양에서 분양한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는 659가구 중 35%에 달하는 234가구가 미계약으로 나왔다. 이 단지는 10일 잔여가구 무순위 청약을 인터넷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월 말부터 청약을 진행한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에서도 전체(일반분양 327가구)의 20%에 달하는 62가구의 미계약분이 발생했다. 시공사인 효성중공업은 오는 15일 잔여가구를 아파트투유 사이트를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무순위 청약 늘 것”분양 전문가들은 ‘9·13 부동산대책’ 발표와 청약제도 개편 이후 중도금 대출에 부담을 느낀 예비 청약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을 망설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청약가점을 잘못 계산하면서 요건을 맞추지 못해 미계약 물량이 나왔던 것과는 달리 최근엔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다수 나오는 게 현실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계약포기자나 부적격 당첨자가 10% 안팎에 달한다”며 “무순위 청약 신청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무순위 청약은 지난 3월 1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단지들부터 적용되고 있다. 투기·청약과열지역은 의무사항이고 그 외 지역은 건설사 재량에 따라 시행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유주택자여도 만 19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투기·청약과열지역에선 해당 주택건설지역이나 해당 광역권(서울의 경우 수도권) 거주자여야 한다.

앞서 아파트투유에서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은 곳의 인기도 치열했다.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에 공급하는 ‘위례 포레스트 사랑으로 부영’은 지난달 11~12일 받은 사전 무순위 청약 결과 2132건이 접수됐다. 총 공급 가구수(556가구) 대비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를 도입할 예정인 ‘방배그랑자이’의 김범건 분양소장은 “편리하고 공정한 청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