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정든 보금자리'…강원 산불피해 주택 철거 시작

강원 동해안에 큰 피해를 준 대형산불이 11일로 일주일을 맞은 가운데 강릉시 옥계면에서 소실된 주택을 철거하는 작업이 처음 시작됐다.
강릉시는 이날 굴착기와 덤프트럭을 동원해 옥계면 일원에서 산불에 탄 주택과 폐기물을 철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시는 오는 15일까지 산불로 소실된 주택을 철거하는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산불 피해주택을 철거하는 현장에서는 주민이 불에 타지 않은 연탄 등 쓸만한 물건을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이웃과 힘을 모으는 장면도 목격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불피해 주민은 중장비들이 자신의 집을 철거하는 현장을 말없이 지켜봤다.강릉시는 피해주택 철거와 함께 이재민에게 임시 주거시설을 제공할 방침이다.

시는 현재 비어 있는 한라시멘트 사원 주택 한 동 전체를 오는 14일까지 수리해 이재민 20가구가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10년 이상 비어 있던 한라시멘트 사원 주택을 보수하기 위해 긴급 사업비 2억5천만원을 투입해 노후 집기 등을 교체하고 있다.또 이재민 40가구에는 36㎡ 규모의 이동식 주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동주택은 제작 기간이 한 달가량 걸리고, 1년간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나머지 이재민 2가구는 LH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김한근 강릉시장은 "비어 있는 한라시멘트 사옥 한 동 전체를 대상으로 밤샘 공사를 벌이고 있어 다음 주에는 이재민이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농사일 때문에 집이나 농경지 인근에 설치할 이동식 주택도 최대한 이른 시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오후 11시 46분께 발생한 산불로 강릉시 옥계면에서는 이재민 62가구 122명이 발생했다.

이재민들은 현재 마을 회관이나 친·인척집 등을 전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