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3.5兆 프로젝트'…美 에틸렌 공장 내달 준공식

경영진 이끌고 직접 참석하기로
롯데케미칼 "공장 본격가동 땐
매출 1兆, 영업익 2000억 증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의 해외 숙원사업 중 하나인 미국 에틸렌(ECC) 공장이 다음달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신 회장은 경영진을 이끌고 준공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11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다음달 9일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ECC 공장 준공식을 한다. 신 회장은 김교현 화학 사업부문(BU) 부회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 등 경영진과 함께 준공식에 직접 참석한다. 신 회장은 2016년 6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 나흘 뒤 열린 기공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롯데의 대규모 미국 투자는 화학부문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신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됐다. 투자를 검토한 2013년만 해도 높은 유가와 제품 가격으로 셰일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에탄크래커 사업은 유망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2014년부터 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저유가로 셰일가스 생산이 급감하자 에탄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미국 내 7개 프로젝트가 잇따라 취소됐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유가가 수년 내 정상화될 것이란 롯데의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고, 착공 4년 만에 국내 화학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준공하게 됐다.

롯데는 지난 4년간 이 프로젝트에 31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축구장 152개 면적에 해당하는 100만㎡ 부지에 들어선 공장은 셰일가스에 포함된 에탄을 분쇄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크래커와 에틸렌글리콜(EG) 생산시설로 이뤄져 있다.

롯데 관계자는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량은 연 450만t으로 확대된다”며 “세계 생산량의 약 2.6%로 국내 화학 회사로는 1위, 글로벌 7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공장 가동으로 매출은 약 1조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공장은 ‘미국 내 공장 건설’ ‘일자리 창출’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라며 “삼성전자의 오스틴 반도체 공장 다음으로 투자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