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미선 자진 사퇴해야"…與 일각 "국민 눈높이 안맞아"

한국당, 靑인사라인 경질 요구
李후보자 거취, 정국 변수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과도한 주식 보유 및 매매 논란에 휘말리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지적하며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의 경질을 요구했다. 고위공직자 인사 문제로 촉발된 여야 대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법제사법위원들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5억원대 주식 취득에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 후보자를 향해 “변명과 회피로 일관하면서 인사청문의 기능을 무력화시켰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또 “자격 없는 후보자를 지명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계속된 인사실패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인사라인 경질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 투자로 35억원을 만들고도 ‘남편이 다 했다’고 한 이 후보자는 기본적인 자격이 없다”며 “이제는 청와대의 ‘조조 라인(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을 퇴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 청문회가 변질됐다며 이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청문보고서를 부적격으로 채택할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판검사 가족이 투자하는 것 자체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 게 아니라면 이 후보자도 부적격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도 이 후보자의 주식 투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기류가 흘러나오는 점이 변수다.이 후보자에 대한 여야 입장이 갈리면서 향후 정국 향방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고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아직 시작도 못한 4월 국회는 한동안 엉킬 가능성이 크다.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비롯한 민생·경제 법안 처리도 ‘올스톱’될 수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