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진 그린'에 허 찔린 매킬로이…그래도 '펄펄' 난 켑카와 디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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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첫날 희비 갈린 名人들
매킬로이, 그랜드슬램 '빨간불'
2언더파 친 우즈 "좋은 예감"
김시우, 이븐파 무난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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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를 파악하는 게 힘들었다.”(케빈 나)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가 끝나자 그린에 대한 푸념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평소 ‘유리알 그린’으로 악명 높은 오거스타내셔널GC지만 이번에는 대회 직전 내린 폭우 때문에 거꾸로 느려진 그린에 선수들이 애를 먹고 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2일(한국시간) 끝난 제83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44위를 기록했다. 버디 5개를 잡아냈지만 보기가 6개나 나왔다. 매킬로이는 “그린을 잘못 읽은 것 같다”며 “비 때문에 그린이 평소보다 2~3피트는 느린 것 같다”고 했다.
오거스타GC는 구체적인 그린 빠르기를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하지만 날씨와 그린 컨디션 등에 따라 그린 스피드를 12피트 안팎으로 맞추는 것으로 골프계 안팎에선 추정하고 있다.매킬로이는 시작부터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첫날 언더파를 쳐 톱10에 들어야 한다”는 마스터스 우승공식의 첫 퍼즐을 꿰지 못해서다. 2라운드에서도 스코어를 줄이지 못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섭렵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물 건너 갈 가능성이 커진다. 그는 US오픈(2011년), 디오픈(2014년), PGA챔피언십(2012·2014년)까지 제패했지만 아직 마스터스 그린재킷은 수집하지 못했다. 자신감은 여전하다. 매킬로이는 “남은 라운드에서 꼭 스코어를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마스터스 5승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며 공동 1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우즈는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70타를 치고도 그린재킷을 입은 게 세 번이나 된다. 그는 “이번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며 우승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유일한 한국 선수인 김시우(24)는 버디 4개를 낚았지만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범해 이븐파 공동 29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