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 주말 광화문 찾은 시민들 "우리가 기억할게요"

어린 자녀와 함께 추모공간 찾기도…"가슴 먹먹, 진상 규명 이뤄져야"
세월호 참사 5주기(16일)를 사흘 앞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는 많은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특히 이날은 토요일을 맞아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시민단체 부스와 추모공간을 찾은 가족들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일곱살 딸과 함께 '기억·안전 전시공간'에 놓인 그림과 전시물을 보던 박가령(36) 씨는 "뉴스에서 세월호 추모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왔다"며 "세월호 참사를 잘 모르는 딸에게 직접 설명해줄 수 있어 뜻깊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꼐 광장을 찾은 초등학생 정로빈(10) 군은 광장 북쪽 기억문화제 현장 한켠에 설치된 부스에서 가방에 달 수 있는 노란 리본 고리를 만들었다.정군은 "예전에 사고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길래 놀랐다"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좋은 소식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화문 근처를 지나던 도중 광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시민들도 있었다.

남자친구와 광화문 근처에서 데이트하다가 기억공간에 들렀다는 서정화(30) 씨는 "마음이 아파서 끝까지 다 못 볼 것 같다"며 먼저 바깥에 나와 있었다.그는 "진상규명이 빠르게 이뤄지고 국민들에게도 관련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됐으면 좋겠다"고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는 고등학생 최은호(18) 군은 "추모 공간에 있는 전시물들을 보며 그동안 세월호 참사에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이순신동상 앞에서 열린 '기억과 다짐의 릴레이' 콘서트를 관람하던 김대헌(53) 씨는 "사고로 죽은 학생들이 우리 애와 연배가 비슷하다"며 "그래서 지금도 인터넷에서 기울어진 세월호 사진만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안타까워했다.그러면서 "비록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비슷한 사고가 다시 생기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기억하고 교훈을 얻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에는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과 5·18역사왜곡 등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자유한국당 해체, 적폐청산, 개혁 역행 저지, 사회 대개혁 시국회의' 집회가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다. 집회 후 행진이 예정돼 있다.

이어 오후 7시에는 광화문 광장 북단에서 본행사인 세월호 5주기 기억문화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가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juju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