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므누신 美재무에 "한국차 관세부과 제외해달라" 요청

취임후 첫 면담…환율보고서·이란제재·북한 이슈 등 논의
스위스 경제부 장관 "한-EFTA 자유무역협정 개정·보완 필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미국 상무부의 보고서를 토대로 한 자동차 관세부과 조치에서 한국 차가 제외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 부총리는 이날 므누신 재무장관과 취임 이후 처음 면담하고, 통상, 외환 정책, 이란제재, 북한 이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이같이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특파원들과 만나 "므누신 장관과 배석자 없이 둘이서 30여분간 면담했다"며 "자동차 232조 관련, 미국의 대(對)이란제재 예외국 연장, 환율보고서 등 3대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2월 17일 미국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자동차 안보 영향 조사 보고서와 관련해 한국 차가 관세부과 대상에서 최종적으로 제외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므누신 장관에게 요청했다.므누신 장관은 홍 부총리의 요청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 사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한미 무역 관계에 미치는 중요성 등을 고려해 잘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홍 부총리는 한국이 외환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대미 무역흑자가 감소한 점 등이 보고서에 적절히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며 향후에도 관련 사안을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홍 부총리는 "한국이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한 것에 대해 므누신 장관이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양국 간에 진행 중인 이란제재 예외국 인정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하기 바란다는 뜻을 표명했다.

미국 측은 이란제재와 관련한 한국의 그간 협조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국무부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반응했다.홍 부총리는 "므누신 장관은 재무부 단독이 아닌 국무부와도 밀접한 사안이기 때문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저의 문제 제기와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와 므누신 장관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정책 공조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북 제재 문제는 므누신 장관이 먼저 얘기를 꺼냈고, 양국간 긴밀한 공조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홍 부총리는 설명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기 파르믈랭 스위스 경제부 장관과도 면담했다.

파르믈랭 장관은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으로 이뤄진 유럽 자유무역연합체(EFTA)와 한국이 2006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한-EFTA 공동위원회에서 그간의 성과와 이행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스위스의 제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양측은 혁신성장, 5G 등의 분야에 대한 의견도 교환하고 4차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