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5월, 기름값 더 오른다

정부, 유류세 인하 폭 '15%→7%' 축소
국제유가 상승…두바이유, 지난해 배럴당 50달러→70달러
미국, 대이란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사진=연합뉴스
기름값이 5월엔 더 오를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국 주유소가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8주째 상승한 상황에서, 다음 달에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축소, 국제유가 상승 등 기름값 상승을 부추길 요인들이 안팎으로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기준 전국 주유소 보통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대비 리터당 10.3원 오른 1408.3원이었다. 휘발유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지난 2월 셋째 주 1342.9원과 비교해 8주 만에 65원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기름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2일 유류세 인하 정책을 오는 8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5월 6일로 유류세 인하 정책이 완전히 종료되는 것보단 부담이 완화됐지만, 유류세 인하 폭이 15%에서 7%로 절반가량 축소되면서 다음 달 7일부터 휘발유, 경유, LPG부탄 등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8주째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일일 기준 지난해 12월 배럴당 50달러 아래(49.52달러)로 떨어졌던 두바이유 가격은 이달 들어 7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이 와중에 미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점쳐져 유가 상승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를 가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8개국에는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다. 6개월 후인 다음 달 2일, 미국은 한시적 예외 조치를 연장할지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대이란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예외국으로 인정받더라도 허용 수입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경우 싱가포르 등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국내 유가 인상이 도미노로 일어날 수 있다.

여기에 OPEC은 6월 말까지 하루 평균 산유량을 120만 배럴로 줄이기로 합의한 상태다. 더불어 하루 평균 약 1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리비아에서 이달 초부터 내전이 발생한 점과 주요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정전 상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국제유가를 급등시킬 만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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