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제조업 체감경기 '냉랭'…성장률도 5분기 만에 최저일 듯

매출·시황 BSI, 동반 하락
철강금속·車·기계 등 부진
제조업 체감경기가 3분기 연속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104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제조업 시황이 77, 매출이 75로 집계됐다고 14일 발표했다. 전 분기보다 시황은 10포인트, 매출은 13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점인 100 이하로 내려갈수록 체감경기가 나빠졌다는 의미다. 시황 BSI는 지난해 2분기 후 3분기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시황은 92였다.

업종별로 보면 올 1분기 조선·기타운송을 제외한 모든 제조업 분야에서 매출이 하락세였다.

철강금속 분야의 타격이 컸다. 철강금속 매출 BSI는 71로, 지난해 4분기 대비 24포인트 떨어졌다. 자동차 매출은 69였다. 전 분기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 매출 역시 전 분기 대비 9포인트 하락한 79로 집계됐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1분기 매출 BSI는 대부분 제조업체가 하락세로 전환한 게 특징”이라며 “자동차와 기계업종을 중심으로 침체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제조업 체감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건 1분기 투자와 수출이 모두 부진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분기 제조업 분야의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2억800만달러(신고 기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5% 줄었다. 금속 및 금속가공제품은 90.1%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이 역내 투자에 집중하는 데다 미국과 중국은 한창 무역분쟁 중이어서 해외 투자가 줄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발표할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5분기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을 0.3~0.4%(전 분기 대비)로 예상했다. 현실화하면 2017년 4분기(-0.2%) 후 5분기 만의 최저치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