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별과 별의 직선 - 송재학(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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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별이 잠드는 곳은 별들의 숫자만큼 물웅덩이가 널렸다는 서쪽밤하늘에 별보다 더 많은 손금을 남기는
별의 잔상은 지상에서 건너간다는데
그게 위독인가 싶어 별과 별 사이
가장 빠른 직선을 그어보았다
시집 《슬프다 풀 끗혜 이슬》(문학과지성사) 中사람이 잠들면 별이 된다고들 말하곤 합니다. 별들이 잠들면 어디로 갈까요? 지는 별이 남기는 잔상을 따라서, 밤하늘 한쪽으로 별들이 몰려가 잠드는 광경을 상상해 봅니다. 어릴 땐 유성우를 보고 재빨리 소원을 빌거나, 오리온자리를 찾아 손가락으로 이어 보는 시시한 장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엔 사상 최초로 블랙홀의 존재가 관측되었지요. 잃어버린 우산과 지갑과 사람이 꼭 거기에 다 묻혀 있을 것만 같습니다.
주민현 <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