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공제요건 완화, 시늉만 하는 정부

"업종·고용유지 10년→7년 검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업상속공제 제도와 관련, “업종과 고용 등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업상속공제란 매출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에 한해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세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혜택을 보면 10년간 업종·지분·자산·고용을 유지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감면받은 상속세를 토해내고 가산세도 물어야 한다. 홍 부총리는 “업종 변경 허용 범위를 소분류에서 중분류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곡물제분업체는 한국표준산업 소분류에 따라 밀가루 제조 시에만 공제 혜택을 받았는데 기준을 중분류로 넓히면 제빵사업을 해도 혜택을 본다. 홍 부총리는 매출 기준과 공제 한도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업계는 “업종 전환을 7년씩 묶어두겠다는 것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사후관리 기간을 5년 이내로 줄이고 매출 기준도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