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미세먼지 감축 '고삐'…박원순 "할 수 있는 것 다할 것"

배달용 오토바이·경찰버스 등 일상 속 오염원 '그물망 관리'
시즌제 도입·운행제한 차량 확대…시민 반발 해소·국제 공조 과제
15일 서울시가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은 일상 속 오염원을 촘촘히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기존 노후 경유차나 공사장뿐 아니라 배달용 오토바이, 마을버스, 경찰버스 등 그간 사각지대에 놓였던 오염원까지 관리 영역으로 끌어온 점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노후 경유차 관리도 한층 강화한다.

기존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때만 시행하던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을 7월부터 사대문 안에서 상시 시행한다.오전 6시 시작해 오후 7∼9시까지 하루 13∼15시간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더 강도 높은 대책도 준비 중이다.

12월부터 노후 경유차 단속, 공공기관 주차장 2부제 등을 상시로 하는 '미세먼지 시즌제'를 도입하고, 차량 강제 2부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녹색교통지역 운행제한 대상 차량을 5등급에서 4등급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2028년까지 서울 전역에서 3등급 이하 차량의 상시 운행 제한을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 전역에서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면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16.3% 줄고, 4등급 차량까지 대상을 확대하면 27.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파리, 바르셀로나, 런던, 베를린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공해차량 운행을 상시로 제한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미세먼지에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인식 아래 전국 최초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친환경 보일러 확대보급 등 다방면의 저감 대책을 추진해왔다.

미세먼지가 국가적 재난이라는 절박한 위기의식에서 대책을 수립했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박원순 시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대책이 시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자신을 '미세먼지와 싸우는 야전 사령관'이라고 소개한 박 시장은 "지금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라며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민 불편에 따른 반발과 재정 부담이다.

차량 상시 운행 제한은 생계형 차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고, 4등급 이하로 대상을 확대하고 차량 강제 2부제를 시행하는 것은 시민들의 공감대 없이는 어렵다.

녹색교통지역 운행 제한 위반 과태료 25만원이 과중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서울시는 우선 2천9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비용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미세먼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과 협력도 필수 과제다.

박 시장은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정부와 공동 협력, 특히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미세먼지 솔루션이 있다면 세상 그 어디라도 찾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