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썰쩐]게임사 SNK, 규모 줄이고 할인율 늘려 상장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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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상장 재수생이지만 성적을 2배 이상 올려왔습니다."
전세환 SNK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보다 공모규모를 25% 줄이고, 33% 할인된 가격으로 상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SNK는 지난해 11월 상장 허가를 받았지만 게임업계 부진과 높은 공모가에 대한 우려 등으로 상장 신청을 철회했다. 지난해에는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 1조517억원을 설정했다. 이번엔 공모희망가는 3만800원~4만400원으로, 공모금액은 1294억원~1697억원으로 잡았다. 4만400원 기준으로 시총은 8500억원 수준이다. 1978년 일본에서 설립된 SNK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사무라이 스피리츠, 메탈 슬러그 등의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는 1994년부터 지속적으로 출시돼 시리즈 누적 400만장 이상 판매, 100개 이상 캐릭터를 보유한 게임이다. PC와 콘솔 위주로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1990년대 회사 경영 사정이 악화했다. 네오위즈 월드라는 테마파크를 열면서 사업을 확장한 것이 2001년 파산에 직격탄이 됐다.
앞서 SNK가 별도로 세웠던 플레이모어가 SNK의 IP를 대부분 되찾아오면서 2003년부터 게임을 출시했다. 메탈슬러그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메탈슬러그 디펜스'가 2014년 흥행했다.
이를 지켜보던 중국 37Games는 합작사 러도 밀레니엄을 통해 SNK 플레이모어 지분 81.25%를 약 74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SNK의 회장을 맡고 있던 갈지휘 대표가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2015년 중국 회사로 인수가 완료된 SNK는 지속적으로 손실이 났던 슬롯머신 사업을 접고, 2016년 SNK로 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400억원 부채도 모두 상환했다. 올해 반기(2018년8월~2019년1월) 기준 매출은 617억9085만원, 영업이익도 320억3323만원을 거뒀으며, 순이익은 245억855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2017년8월~2018년7월) 연간 실적과 유사한 수준이다. 2017년 매출은 699억5200만원, 영업이익은 382억3800만원을 냈다. 순이익은 255억8400만원이었다.
올 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51.18%에 달한다. 지적재산권(IP) 라이선싱 매출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좋다는 설명이다. 라이선싱은 계약 단계에서 라이선스 비용을 SNK가 가져가며, 개발사가 게임 인력을 투자한다. 게임이 출시되면 전체 수익에서 10~12%를 SNK가 가져가는 구조다.
전 대표는 "2017년과 지난해 게임업체들이 어려웠지만 유명 협력사과 계속해서 제휴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며 "중국 텐센트와 XD글로벌 등 개발사와 꾸준하게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올 반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51.18%에 달한다. 증권신고서에 SNK는 "정부에 의한 게임 규제 여부 및 그 강도에 의해 게임사업자는 실질적인 영향을 받게 되며, 중국 매출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매출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적시했다.
중국 정부의 판호(게임 허가권) 발급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2017년 상반기부터 한국게임의 판호를 내주지 않았고, 지난해 5월부터는 자국게임 판호 심사도 중단했다. 판호 발급은 지난해 12월부터 재개됐지만, 발급수는 80여개에 그쳤다. 판호 발급을 중단하기 전엔 매달 700~800개 판호 발급이 승인됐다.
하지만 중국 판호 규제는 SNK IP의 라이선스 가격을 높이고 있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전 대표는 "대형 게임제작사의 경우 매년 20개를 진행했다면 이제 5개에 집중하면서, 수준 높은 IP를 가진 게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며 "게임 제작사 쪽에서 요청이 더 많이 들어오고 있고, 평균 계약금액도 올해 2016년보다 14%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SNK는 2016년 8월 이후 28건의 IP 계약을 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출시된 게임은 5개다. 게임개발사들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현재 가상현실(VR) 업체와 블록체인 게임회사에서도 IP 사용을 문의하고 있다.
SNK는 상장 후 사업 영역을 아시아로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 태국 대만 지역 거점을 확대하고, 북미와 유럽 지역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중국은 갈지휘 회장이 담당하면서 영업조직을 확보해 폭발적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대만도 사무소를 설립하는 단계고, 태국과 베트남으로도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외 진출은 법인을 설립해 현지 상황에 대처하며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도 넷이즈 개발자 등을 거친 갈지휘 회장이 진두지휘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다. 한국도 법인을 설립한 후 계약건수가 2건에서 8건으로 늘었고, 계약금액도 45억원에서 187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는 넷마블 조이시티 엔드림과 IP 라이선스 계약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달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 먼저 나왔던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구굴 매출 순위 7위,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전 대표는 "한국 시장엔 비교할 만한 게임사가 없어서 시장에선 SNK 가치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다른 게임사들은 게임 흥행이 실패하면 수익성이 악화하지만, SNK는 200개의 IP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SNK는 오는 17~18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23~24일 청약을 받는다. 상장예정일은 다음달 7일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전세환 SNK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보다 공모규모를 25% 줄이고, 33% 할인된 가격으로 상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SNK는 지난해 11월 상장 허가를 받았지만 게임업계 부진과 높은 공모가에 대한 우려 등으로 상장 신청을 철회했다. 지난해에는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 1조517억원을 설정했다. 이번엔 공모희망가는 3만800원~4만400원으로, 공모금액은 1294억원~1697억원으로 잡았다. 4만400원 기준으로 시총은 8500억원 수준이다. 1978년 일본에서 설립된 SNK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사무라이 스피리츠, 메탈 슬러그 등의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는 1994년부터 지속적으로 출시돼 시리즈 누적 400만장 이상 판매, 100개 이상 캐릭터를 보유한 게임이다. PC와 콘솔 위주로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1990년대 회사 경영 사정이 악화했다. 네오위즈 월드라는 테마파크를 열면서 사업을 확장한 것이 2001년 파산에 직격탄이 됐다.
앞서 SNK가 별도로 세웠던 플레이모어가 SNK의 IP를 대부분 되찾아오면서 2003년부터 게임을 출시했다. 메탈슬러그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메탈슬러그 디펜스'가 2014년 흥행했다.
이를 지켜보던 중국 37Games는 합작사 러도 밀레니엄을 통해 SNK 플레이모어 지분 81.25%를 약 74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SNK의 회장을 맡고 있던 갈지휘 대표가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2015년 중국 회사로 인수가 완료된 SNK는 지속적으로 손실이 났던 슬롯머신 사업을 접고, 2016년 SNK로 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400억원 부채도 모두 상환했다. 올해 반기(2018년8월~2019년1월) 기준 매출은 617억9085만원, 영업이익도 320억3323만원을 거뒀으며, 순이익은 245억855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2017년8월~2018년7월) 연간 실적과 유사한 수준이다. 2017년 매출은 699억5200만원, 영업이익은 382억3800만원을 냈다. 순이익은 255억8400만원이었다.
올 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51.18%에 달한다. 지적재산권(IP) 라이선싱 매출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좋다는 설명이다. 라이선싱은 계약 단계에서 라이선스 비용을 SNK가 가져가며, 개발사가 게임 인력을 투자한다. 게임이 출시되면 전체 수익에서 10~12%를 SNK가 가져가는 구조다.
전 대표는 "2017년과 지난해 게임업체들이 어려웠지만 유명 협력사과 계속해서 제휴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며 "중국 텐센트와 XD글로벌 등 개발사와 꾸준하게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올 반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51.18%에 달한다. 증권신고서에 SNK는 "정부에 의한 게임 규제 여부 및 그 강도에 의해 게임사업자는 실질적인 영향을 받게 되며, 중국 매출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매출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적시했다.
중국 정부의 판호(게임 허가권) 발급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2017년 상반기부터 한국게임의 판호를 내주지 않았고, 지난해 5월부터는 자국게임 판호 심사도 중단했다. 판호 발급은 지난해 12월부터 재개됐지만, 발급수는 80여개에 그쳤다. 판호 발급을 중단하기 전엔 매달 700~800개 판호 발급이 승인됐다.
하지만 중국 판호 규제는 SNK IP의 라이선스 가격을 높이고 있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전 대표는 "대형 게임제작사의 경우 매년 20개를 진행했다면 이제 5개에 집중하면서, 수준 높은 IP를 가진 게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며 "게임 제작사 쪽에서 요청이 더 많이 들어오고 있고, 평균 계약금액도 올해 2016년보다 14%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SNK는 2016년 8월 이후 28건의 IP 계약을 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출시된 게임은 5개다. 게임개발사들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현재 가상현실(VR) 업체와 블록체인 게임회사에서도 IP 사용을 문의하고 있다.
SNK는 상장 후 사업 영역을 아시아로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 태국 대만 지역 거점을 확대하고, 북미와 유럽 지역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중국은 갈지휘 회장이 담당하면서 영업조직을 확보해 폭발적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대만도 사무소를 설립하는 단계고, 태국과 베트남으로도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외 진출은 법인을 설립해 현지 상황에 대처하며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도 넷이즈 개발자 등을 거친 갈지휘 회장이 진두지휘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다. 한국도 법인을 설립한 후 계약건수가 2건에서 8건으로 늘었고, 계약금액도 45억원에서 187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는 넷마블 조이시티 엔드림과 IP 라이선스 계약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달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 먼저 나왔던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구굴 매출 순위 7위,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전 대표는 "한국 시장엔 비교할 만한 게임사가 없어서 시장에선 SNK 가치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다른 게임사들은 게임 흥행이 실패하면 수익성이 악화하지만, SNK는 200개의 IP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SNK는 오는 17~18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23~24일 청약을 받는다. 상장예정일은 다음달 7일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