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소비자가 바라는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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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리 IT과학부 기자 sljun@hankyung.com지난 15일 LG전자의 첫 5세대(5G) 스마트폰 ‘V50 씽큐’ 출시가 연기될 것이란 말이 돌았다. 19일 출시 예정이었으나 1주일 이상 미뤄질 것이란 소문이었다.
통상 스마트폰 출시 일정은 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협의해 결정한다. 통신 3사와 LG전자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봤으나 누구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출시 연기를 확인해줬다간 이유를 제시해야 할 테니 자칫 V50 씽큐는 물론 5G 서비스 흥행 실패의 책임까지 져야 할지 모른다고 두려워했을 것이다.모두 조심스러워하며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비보도)’를 전제로 여론전만 벌였다. 일각에선 5G 통신망의 품질 문제를 제기했다. 세계 첫 5G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10 5G가 5일 출시된 이후 5G 통신망이 잘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망이 문제라면 V50 씽큐도 출시해봤자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퀄컴의 5G 통신칩셋을 적용한 데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건 V50 씽큐 자체의 문제일 수 있다. LG전자는 결국 하루 뒤인 16일 출시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스마트폰 완성도와 5G 서비스 향상을 위한 결정”이란 두루뭉술한 이유를 내놨다.
이달 3일 정부와 정보통신기술(ICT)업계는 세계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고 선언했다. 소비자들은 ‘세계 최초’를 ‘세계 최고’로 받아들였을지 모른다. 그러지 않고선 비싼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비싼 통신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의 불만이 갈수록 쌓여갈 리 만무하다.V50 씽큐의 출시 연기까지 보태진 5G 혼란은 정부의 책임론과 맞닿아 있다. 정부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조급하게 밀어붙여 초래된 후유증으로 보는 시각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8일 ‘5G 플러스’ 정책을 발표했다. “5G 첫 상용화는 기술표준을 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 5G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소비자들은 세계 최초보다 세계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에 더 감동한다. 소비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