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로베르트 슈만 '교향적 연습곡'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피아노 연습곡은 대체로 기교를 강조한다.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적 연습곡’(1835)도 그렇다. 게다가 ‘교향적’이란 수식어를 붙였으니 스케일도 크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던 아내 클라라에게 공개 연주를 하지 말라고 했을 정도로 실수 위험이 크고 체력을 소진하는 곡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곡의 구조다. 아마추어 작곡가의 평범한 선율 다음에 열두 곡의 연습곡이 이어지는데, 그중 아홉 곡은 제시된 선율의 변주적 형태다. ‘변주곡’이라고 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지 않은 연습곡도 두 곡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이한 것은 마지막 곡인데, 당시 유명 작곡가였던 하인리히 마르슈너의 선율에 의한 독립적 변주곡 형식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이라는 낭만주의적 특징에 충실하면서 변주 형식을 통한 나름의 일관성을 획득한 덕분에 이 곡은 독일 낭만주의의 걸작이 됐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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