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게이트 4년 만에…법정 서는 'Mr.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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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조작 묵인 혐의독일 검찰이 폭스바겐의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인 ‘디젤 게이트’의 책임을 물어 마틴 빈터콘 전 폭스바겐그룹 회장(사진)을 기소했다. 유죄 판결이 나면 최장 1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유죄 판결 땐 최장 10년형
미국서도 사기 혐의로 피소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지방 검찰이 사기, 배임 및 경쟁법 위반 등의 혐의로 빈터콘 전 회장 등을 포함해 당시 고위 임원 5명을 기소했다고 전했다. 독일 현지에서 폭스바겐 임원이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검찰은 빈터콘 전 회장이 2014년부터 폭스바겐이 경유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묵인했다고 판단했다. 빈터콘 전 회장은 2015년 9월 미국 환경당국이 배기가스 조작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디젤 게이트’는 폭스바겐이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경유차 1100만 대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실제보다 적은 것처럼 꾸민 사건이다. 폭스바겐은 320억달러(약 34조3000억원)의 과징금을 냈고 빈터콘 전 회장은 즉시 사임했다.
빈터콘 전 회장이 4년 만에 재판장에 서면서 ‘디젤 게이트’의 과정과 범죄 행위 등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독일 검찰의 공소장엔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을 처음 시작한 2006년 11월부터 게이트가 터진 2015년 9월까지 10년간의 행적이 담겼다.이날 독일 현지 언론들은 “빈터콘 전 회장의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징역 10년형의 처벌을 받고 폭스바겐 임원들이 받은 상여금도 몰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빈터콘 전 회장 등 5명의 임원은 당시 한 명당 30만~1100만유로(약 3억8000만~141억원)의 상여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터콘 전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도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빈터콘 전 회장이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미국 투자자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수사당국도 폭스바겐의 한국 법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요하네스 타머 전 사장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그는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타머 전 사장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아우디와 폭스바겐 승용차 7만9400여 대를 배출 허용 기준에 맞지 않게 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