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위장계열사 보유' 삼성 이건희 회장에 벌금 1억원

업계 1위 삼우건축사사무소·서영엔지니어링 신고 누락 혐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업계 실적 1위인 삼우건축사사무소를 삼성 계열사로 보유하고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태호 판사는 18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 이 회장에게 검찰 구형대로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약식명령은 혐의가 무겁지 않은 사건에서 공판 없이 벌금이나 과료 등을 내리는 절차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총수로서 201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계열사 명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며 삼우와 서영엔지니어링을 고의로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공정거래법상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은 매년 총수(동일인) 또는 동일인 관련자가 사실상 사업 내용을 지배하는 회사를 기업집단 소속회사로 기재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최고 1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앞서 공정위는 삼우가 회사 임원 소유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1979년 법인 설립부터 2014년 8월까지 삼성종합건설(현 삼성물산)이 소유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 회장을 지난해 11월 검찰에 고발했다.검찰은 이 회장 측과 삼성물산이 공정위 조사 단계에선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엔 차명계좌를 보유하며 수십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검찰에 입건됐으나,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이 직접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결과, 안정적으로 생존해 있지만 직접 조사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4년 넘게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