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니시 없는 '반쪽 골프'?…훈련만 잘해도 미스샷 절반 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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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투어 챔프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가장 뚜렷한 경계는 뭘까요. 겉모습으로만 얘기하자면 아마도 ‘피니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크고 우아하며 유연한 프로 피니시, 어정쩡하고 불안하며 그때그때 다른 아마추어 피니시….
김영의 달콤한 골프 (13) 내 스윙의 증거 '피니시'
피니시 불안하면 스윙에도 결함
불균형이 문제…십중팔구 '미스샷'
어쩌면 아마추어 골퍼가 ‘싱글’만큼이나 동경하는 게 프로의 피니시일 겁니다. 사실 프로들이 프로를 부러워하는 이유가 실력뿐만 아니라 이 피니시인 경우도 꽤 많답니다. 며칠 전 11년 만에 메이저 챔프에 올라 세계 스포츠계를 전율에 빠뜨린 타이거 우즈(미국)의 파워풀하면서도 간결한 피니시는 특히 추종 세력이 많죠. 피니시 이후 클럽 헤드를 빙그르르 돌려 내리는 ‘트월링(twirling)’까지 흉내내는 게 아직도 유행할 정도니까요.피니시는 내 스윙의 ‘블랙박스’
피니시는 ‘스윙 블랙박스’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한때 유행했던 영화 제목처럼 ‘네가 한 일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하는 무서운 존재죠. 역으로 말하자면 피니시는 ‘스윙 진단’은 물론 ‘스윙 교정’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레슨을 할 때 풀스윙 이전에 피니시부터 교정하고 완성하게 하는 경우가 꽤 많답니다. 결과의 변화가 과정 전체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죠. 예컨대 슬라이스가 심한 분들은 대개 낮은 피니시를 많이 하는데 이를 하이(high) 피니시로 바꾸고, 훅이 심한 분들은 그 반대로 로(low) 피니시로 유도하는 식이죠.힘을 빼고, 헤드 무게를 느끼며, 신체 각 부분을 질서정연하게 제 할 일을 하게 한다면 피니시는 크든 작든 저절로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아예 포기해버리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하지만 이분들도 힘을 빼게 한 뒤 천천히 피니시를 시켜보면 90% 이상이 피니시 아크가 커지곤 합니다.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내 몸에 맞는 피니시…거리 증대는 덤
피니시와 친해지는 연습법 두 가지입니다. 우선 ‘5초룰’입니다. 피니시한 뒤 마음속으로 ‘똑딱똑딱’을 다섯 번 셀 때까지 피니시를 유지하는 겁니다. 이게 어느 정도 습관이 되면 근육과 관절이 이 피니시를 위해 스스로 작동 방식을 바꾸는 일종의 ‘자가교정’을 하거든요. 두 번째는 유연성이 약한 분들을 위한 건데요, 스윙 마지막에 두 손을 명치 앞으로 가져와 균형을 잡은 채 피니시를 해주면 몸에 무리가 덜 가고 일관성도 좋아집니다. 아주 짧은 피니시라도 균형감있게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는 얘깁니다. 피니시가 프로처럼 멋질 필요는 없지만 마무리 동작은 제대로 해줘야 합니다. 프로들도 피니시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지만 마무리 동작과 밸런스는 탁월합니다.피니시만 잘 잡아도 미스샷의 50%가 사라진다는 점, 믿으셔야 합니다. 거짓말처럼 비거리까지 느는 ‘덤’이 있다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