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프거나 복잡하면 노트에 다 적어라, 그러면 풀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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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파워독서대부분의 사람은 작은 것을 바꾸는 일에 크게 관심이 없다. 그 작은 변화가 때로는 근본을 뒤흔들 정도로 파격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 작가들의 글을 읽다 보면 ‘이처럼 작은 것을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때로는 작은 변화가 근본 흔드는
파격적 결과 가져올 수 있어
쓰는 습관은 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적다보면 일을 통제한다는 느낌 갖게 해
‘습관화 컨설팅’ 회사를 이끌고 있는 후루카와 다케시가 지은 《쓴다 쓴다 쓰는 대로 된다》는 쓰는 습관의 구체적인 방법과 그것이 가져오는 놀라운 성과를 다룬 책이다. 저자의 쓰기 습관은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업무량이 많은 주변 사람들이 차분하고 안정되게 일하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저 많은 일을 척척 처리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그는 일생일대의 변화를 경험한다. 유능한 사람에게서 그가 배운 한 수는 쓰는 습관이었다. “머릿속에 뒤엉켜 있는 업무를 종이에 적기 시작했다. 먼저 할 일의 목록을 꼼꼼히 적어보니 어수선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부정적인 감정이 사그라들고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다.”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잘하게 된다. 일을 잘하는 문리를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문리 가운데 하나가 무조건 쓰는 습관이다. 어떤 것을 도모하더라도 머릿속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자칫 불안감이나 스트레스와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펜을 들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계획이나 궁리를 적어보면 자신이 그것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영역까지 쓰기를 확장한다. 18가지 방법을 6가지 영역으로 나눠 쓰기 습관을 확대해 적용하고 있다.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워크시트 18’이란 제목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할 때는 세 가지를 활용할 수 있다. 네거티브 리스트, 미완료 리스트 쓰기, 감정 일기 쓰기다. 게으른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는 네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우선순위 일정표, 미래 일기, 습관 지속 카드, 꿈의 일과표다.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을 때는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두근두근 리스트, 감사 일기, 드림 리스트다. 미루는 버릇을 고치고 싶을 때는 초행동화, 청크 다운 시트, 행동 포커스 시트를 활용한다. 이 밖에 나 자신이 싫어지고 자책감에 빠질 때와 화를 가라앉히고 싶을 때 각각 세 가지 쓰는 방법을 소개한다.
독자들은 저자의 지나친 친절함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저자가 제공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부를 도입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한두 가지로 먼저 시작하면 된다. 실용서는 한두 가지를 실천해서 큰 효과를 거두면 그 자체만으로 가치 있는 책이 된다. 하루나 1주일이나 자신이 도전해야 하는 과제를 기록해 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불황을 넘어서기 위해 고심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골치 아프거나 복잡하면 무조건 노트에 적어보라!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