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CC위원장 "차이나모바일 美 진출 반대…안보에 위협"

화웨이 때리기 이어 차이나모바일도 거부…"미중 무역분쟁에 새 전선"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아지트 파이 위원장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의 미국 통신 시장 진출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이는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추방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이동통신 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접근도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차이나모바일 USA의 미국 내 이동통신 서비스 개시 신청을 거부하도록 위원회에 권고하겠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파이 위원장은 "다른 연방기관들이 제공한 정보 등 각종 증거를 검토한 결과 차이나모바일의 통신서비스 제공 신청이 국가안보와 법 집행에 실질적이고 심각한 위협을 제기한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말했다.그는 "따라서 나는 이를 승인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백악관은 기업들이 국가 공안기관들에 협조하도록 한 중국의 법규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 조항이 산업 스파이 활동이나 첩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FCC는 다음 달 9일 회의를 열고 차이나모바일 USA의 신청에 대해 표결을 하게 된다.

파이 위원장의 이날 발언에 따라 표결에서 차이나모바일 USA의 신청은 기각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 위원장은 이미 이런 내용의 명령 초안을 동료 위원들에게 회람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차이나모바일의 자회사인 차이나모바일 USA는 2011년 미국에서 국내전화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외한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통신사업자 지정을 신청했지만, 국가안보 관련 연방기관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NTIA)은 작년 7월 국가안보상 위협을 들어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허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 9억 명의 세계 최대 이통사로, 뉴욕과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지만 국영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분쟁의 와중에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FCC 관리들은 또 국가안보에 위협을 제기할 수 있는 통신장비를 구매하는 미국 내 기업들에 연방정부의 보편적 서비스(누구나 적정한 요금으로 양질의 통신서비스를 누려야 한다는 개념) 보조금 지급을 거절할지에 대해서도 폭넓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이런 방안에 대해 여전히 화웨이 등의 장비를 사용하는 지방의 소규모 통신·인터넷 사업자들은 반발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